지난 8월 20일, 국내 토종 OTT인 푹(POOQ)과 옥수수(oksusu) 서비스의 통합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승인을 얻었다. 그리고 9월 18일 통합된 웨이브(Wavve)가 정식으로 출범하였다.
OTT란?
Over the Top Service 의 약자로 인터넷 망을 통해 각종 미디어 컨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Over the ㅁㅁ 라고 하면 ㅁㅁ를 넘어서, 통해서 라는 의미를 갖는데 여기서 top은 셋톱박스를 말한다. 따라서 OTT는 셋톱박스를 통해 컨텐츠를 제공한다는 뜻이다.
SK브로드밴드, KT 올레TV 등이 인터넷 회선과 결합해서 셋톱박스를 설치하고 영화나 드라마 다시보기를 제공한 것이 OTT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는데, 최근에는 인터넷과 모바일의 발달로 VOD와 각종 영상 컨텐츠를 제공하는 광범위한 의미로 확대되었다.
푹(POOQ)은 지상파3사 SBS KBS MBC가 설립한 합작회사이며 옥수수(oksusu)는 SK텔레콤의 OTT이다. 두 서비스가 통합시 MAU (Monthly Active User 월간 순이용자 수)는 475만명으로 추산된다.
이 두 서비스가 합쳐지며 출범한 웨이브(wavve)는 옥수수 가입자를 흡수하면서 규모의 경제로 판을 키워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일단 가입자가 많아야 유료 매출도 올리고 이런저런 다양한 시도들이 효과가 생길 테니까.
지금 넷플릭스가 무서운 것은 푹과 마찬가지로 급성장중이기 때문이라는 것인데 작년1월 30만명, 12월 120만명 올해 7월 무려 185만명을 돌파했다.
푹과 비슷하게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넷플릭스는 전체가 월정액 서비스라는 걸 감안하면 무시무시한 파워다. 더 무시무시한건 안드로이드 이용자만의 집계라는거…
전세계에서 쓸어담은 돈으로 안방 컨텐츠가 강한 나라에 오리지널 컨텐츠 제작해서 토종 서비스를 압박하는게 넷플릭스의 공격방식인데 이렇게 점령당한 나라가 한두곳이 아니다. 향후 제2 제3의 킹덤 같은 드라마가 계속 나온다면 토종 브랜드는 점점 설 곳을 잃을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웨이브 통합은 당연한 수순이었는지도 모른다.
사장님들이 웃고 있지만 근심 걱정이 많을 것이다. 점점 TV 본방사수하는 사람은 줄어들지… OTT시장은 성장하는데 넷플릭스에서 계속 채가지…
한류(K-wave) 의미를 내포하는 웨이브(Wavve)의 강점을 살리기 위해선 앞으로 TVN이나 OCN JTBC 드라마 등 제한없는 다양한 컨텐츠를 흡수해서 말그대로 OTT 플랫폼으로서의 도약이 필요할 것 같다. 토종 브랜드들끼리 싸우고 있으면 넷플릭스에 밀릴 수 있다.
한번 밀려버리면 새로운 컨텐츠 투자여력이 안되고 그러면 볼만한게 없어지고 악순환 반복이다. 한국 드라마 수준이야 미드에도 뒤지지 않으니까 쫄지말고 승부보면 된다. 그리고 지상파 드라마 아니더라도 스카이캐슬같이 대박날 새싹은 넷플릭스에 뺏기지 말고 얼릉 계약 잡아야지 ㅠㅠ
내가 생각하는 웨이브의 또 한가지 무기는 중국드라마이다. 중국드라마, 대만드라마가 넷플릭스에는 별로 없다. 다른 서비스와 비교해서 말한다면 거의 없다고 해도 좋을 수준이다.
중국드라마 추천글을 많이 올리는데 웨이브 (푹) 만큼 열심히 인기 중드 올려다 놓는 곳이 또 없다. 랑야방 장야 연희공략 의천도룡기2019… 옛날 오래된 삼국지까지.
이번에 웨이브로 통합 출범하면서 푹에서 디자인이 개선된 모양인데, 영화도 나라별로 모아서 분류할 수 있게 보여줬으면 좋겠다. 중국영화만 쉽게 찾을 수 있도록.. 그리고 앞으로 콘텐츠 추천 인공지능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중국 미국 등 해외 예능도 자막추가해서 올라와도 좋을듯
쓰다보니 문득 든 생각인데, 어쩌면 넷플릭스에 대항해야 된다는 선입견에 사로잡혀 있는게 아닐까? 왜 국내 시장에서 넷플릭스랑 싸우면서 만신창이가 되어야 하지? 아예 해외에 한류컨텐츠를 서비스해서 본진을 털러가면 되는거 아닌가.
당장은 어렵겠지만 웨이브에 CJ E&M (TVN OCN) 그리고 SM이나 YG 같은 엔터테인먼트 회사들과도 결합해서 공룡 OTT하나 만들고 미국 중국에 진출하면 먹히지 않을까 BTS같은 지금 한류의 영향력을 생각해본다면… 언젠간 그런 날이 오리라 믿으며, 열심히 또 드라마 보러 가야겠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