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딩앤파이터 나온다는 소식을 듣고 참여한 것은 아니었고, 아처키우기 무과금으로 하느라 광고를 종종 보는데 거기에 서 보고 한번 해봐야지 하고 신청을 했었다. 8월에 진행된 알파 테스트에 이어 이번 베타테스트 기간은 12월 8일에서 12일까지 진행되었고 약 2만여 명의 유저들이 참여했다고 한다.
CBT를 해보면서 느낀점과 빌딩앤파이터 게임의 특징들에 대해 정리해본다.
GPS 기반?
이 게임의 특이한 점은 GPS 기반으로 현실 위치에서 플레이를 하게 된다는 점이다.
웹게임 중에 땅따먹기하는 그런 유형하고도 흡사하다. 주변의 건물을 공략해서 내걸로 만들고 자원을 얻어서 업그레이드와 레벨업을 하고, 그렇게 성장하면 소유할 수 있는 빌딩의 수가 늘어나서 또 다른곳을 공략하고 그렇게 확장해나가는 방식이다.
GPS 기반이라고 해서 포켓몬고와 비슷하려나? 얼핏 생각했는데 그렇지는 않았다. 포켓몬고는 특정 지역을 가서 액션을 하는게 게임의 컨텐츠인데, 빌딩앤파이터는 특정 지역인게 반대로 제약으로 작용한다.
강남역에 좋은 빌딩 있다더라 공략하러 가자 하고 그 근처에 가서 게임을 하고 뭔가를 얻는 방식이 아니라, 본진 HQ 설치한 지역 근처에 실제로 GPS를 잡아야 자원도 얻고 확장 활동이 수월해진다.
여기에 이 게임의 치명적인 단점이 있는데, 보통 가장 많이 머무는 집이나 회사 근처로 본진 HQ를 지정하게 된다. 그런데 그 주변에 머물지 않는 시간에는 확장 활동을 하기도 어렵고 자원 수급도 막히니 답답해진다. GPS 기반으로 뭔가를 더 재밌게 하는게 아니라 쓸데없는 제약만 만들어놓았다.
주변에 같은 지역에서 플레이하는 유저들과도 합심해서 뭔가를 공략한다던지 그런게 아니라 같은 빌딩 놓고 땅따먹기 해야하는 경쟁 관계가 된다. 일단 빌딩앤파이터 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건물 차지하는 게임 컨셉으로 만들어놨는데 그게 재미가 없다.
스토리
그래도 캐릭터가 시선을 사로잡는게 있어서 일단은 시작을 해봤다. 여캐가 예쁘긴 한데 여기에 또 이상한 스토리 설정이 들어가서 몰입을 흐린다.
빌딩앤파이터의 스토리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같은 세계관인데 주인공인 격투캐 올가는 무슨 칠죄종 탐식? 설정이 들어가서 평소에 쉬지않고 먹네 어쩌네 하고있고… 아군 적군이 다 무슨 돌연변이 초능력자나 괴물같은 컨셉인데 뭔 소리인지 모르겠고 그냥 유명한 설화 신화 이런거 짬뽕해서 대충 만든 듯 하다.
클리셰만 덕지덕지 쳐발라놓고 캐릭터는 무슨 구마적 김두한 이런것까지 나오질 않나. 그냥 고개가 절래절래…
격투 액션
이해 안되는 스토리와 왜하는지 모르겠는 건물 점령하는 것 외에, 빌딩앤파이터는 기본적으로 격투 액션게임이다. 빌딩 부분은 실망했고 파이터 부분은 쓸만한지 보자.
손컨으로 나름 적들을 때려잡고 화려한 궁극기도 쓰고 하다보니 나름 액션게임인가 싶기도 했다.
오토가 아닌 손컨으로 하면 조작 보너스 5%를 추가로 준다. 문제는 오토가 훨씬 잘한다는 점이다. (…)
이게 격투게임이라고 하려면 최소한 버튼을 눌러서 발동하는 연계스킬이 있고 (철권처럼) 그게 손컨일 때에만 사용 가능해야 한다. 그런데 마구 때려대다가 스킬버튼 눌러서 사용하는 식이니 그냥 오토로 해놓는게 알아서 발동도 잘하고 훨씬 잘싸운다.
특히 건물 점령하는 공성전에서 주인공 손컨하고 나머지 부하들 3명 자동, 적군은 4명이 자동 이렇게 싸우는데 원거리들이 동시에 쏴대니까 시작하자마자 후르륵 피 깎이다가 죽어나가기 일쑤다.
컨트롤이고 뭐고 그냥 원거리 캐릭들로 멀리서 마구 쏘면 이기는 밸붕이 되어버린다. 아직 게임 극초반이라 그럴지도 모르겠다. 나중에는 근캐가 원캐에게 접근해서 괴롭히고 그런게 될런지. 하지만 이 현상이 뒤로 가면 점점 심해질 것 같은건 기분탓일까…
적들의 공격을 뛰어넘어서 원캐들에게 접근하고 잡으려고 했으나,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 ㅋㅋㅋ
결국 근캐는 뒤에 원캐 딜넣는 동안 시간 버는 역할밖에 못하고 있다. 저 하얀옷 입은애는 부하뽑기에서 나온 등급높은 캐릭터인데 결국 쟤가 딜 다넣고 다죽임. 앞에서 다른 애들이 쳐맞는 동안 뒤에서 티어 높은 캐릭이 극딜 넣으면 이기는 그런 구조다.
결국은 뽑기겜?
건물을 유저가 점령하고 있으면 위에 움짤처럼 주인공 포함 4명이 출전하고, 빈 건물 땅따먹기로 영토만 늘리는 거면 이렇게 부하들로 자동전투 한다.
잘뽑은 캐릭 하나가 적군 다 잡아준다. 이러면 컨트롤로 승부가 갈리는 격투게임이 아니라 결국은 카드뽑기 가챠현질게임으로 가게 되는 수순이다.
주인공 손컨하는 내가 시작하자마자 죽어버리고 부하 자동전투가 알아서 적 다 때려잡는 결과…
어느정도 진행하다보면 전직도 하게 되는데 이때쯤이면 이미 약간 게임에 흥미가 떨어진 상태다. 전진 한다고 크게 달라지는 것도 없다. 손컨하면 원거리 딜러들한테 녹고 그냥 자동전투 노가다해서 렙업이나 하는 게임 수준
지역별로 이렇게 랜드마크 건물들이 있는데, 메인 시나리오를 쭉 깨다보면 해금되는 컨텐츠이다. 이런거 할 때 손컨으로 PVP해서 리그 1위가 차지하고 그러면 재밌잖아. 왜 이렇게 만들어놨는지 모르겠다.
GPS기반으로 빌딩을 점령한다는 초기 아이디어까지는 참신했으나, 그 특색을 살리지 못하고 아무렇게나 갖다붙인 스토리와 캐릭터에 던파 이름만 들고와서 격투액션이 뛰어난 게임인 것처럼 호도한 졸작일 뿐이다.
격투 액션의 타격감도 2D 시절의 던파가 훨씬 나았다. 던파 개발에 참여한 김윤종이 대표로 있는 에이스톰이 만든 빌딩앤파이터, 과연 대표님은 이게 던파의 뒤를 이을 명작이라고 스스로 떳떳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