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링 여자국가대표 종주국 영국격파! (경기영상, 규칙과 점수계산법)

2018 평창동계올림픽 2월17일은 한국컬링역사에 있어서 길이남을 날이다. 바로 컬링의 종주국인 강호 영국을 남자국가대표와 여자국가대표가 모두 격파한 것이다! 어제 영국 컬링팬들은 아마 초상집 분위기였을 것이다.

경기규칙과 점수계산법, 작전을 알고 보면 더욱 재밌는 컬링, 영국과 접전끝에 승리한 여자국가대표팀의 경기를 보면서 컬링의 전략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살펴보자. 기본적인 컬링 경기규칙과 점수계산법은 앞서 작성한 아래 포스팅 링크를 참조~

▣ 컬링 여자국가대표팀 종주국 영국 격파 경기내용 

(아래 각 그림은 매 엔드의 마지막샷 결과를 표시한 것이다. 테두리가 진한게 마지막스톤, 색칠되지않은게 원래 스톤이 있던 자리이다)

먼저 1엔드, 영국의 후공으로 경기가 시작되었다. 서로 하우스 앞쪽에 가드만 잔뜩 세우다가 득점을 하지 않고 엔드를 넘기는 모습이다. 마지막 스톤은 영국거였는데 하우스 안에 갖다놓지 않고 버렸다. 이것은 컬링에서 점수를 내면 다음 엔드는 상대방에게 후공이 넘어가게 되고, 무득점일 경우 계속 선공을 유지할 수가 있다.

Q : 왜 일부로 스톤을 버려서 점수를 포기하고 후공권만 가져갈까?

컬링은 후공권을 가진 팀이 그 엔드에 굉장히 유리한 위치에서 경기를 치르게 된다. 마지막 스톤을 던져서 상대의 스톤을 쳐내거나 원하는 위치에 놓으면서 게임을 마무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변이 없는한 후공팀이 가장 가운데에 갖다놓으면 1점을 무난하게 가져갈 수 있는 것이다.

영국팀의 무득점 전략은 1점 먹고 다음엔드에 후공권 내주느니, 계속 후공권 쥐면서 한번에 2점이상 날 때에만 먹겠다는 전략이다.

그렇게 해서 넘어온 2엔드. 영국팀이 우리스톤을 맞추지 못하고 흘리는 실수를 범하면서 또 우리에게 유리해졌다. 우리 여자국가대표팀은 하우스 안에 계속 스톤을 놔두면서 영국팀의 대량득점을 견제해갔고, 영국팀은 마지막 스톤으로 우리걸 쳐내고 자신의 스톤도 멀리 나가게 하면서 다시한번 무득점으로 경기를 마친다.

3엔드 다시 영국의 후공, 한국의 선공으로 시작된 경기. 마지막 샷에 위 영상과 같이 스킵(주장) 김은정의 히트앤스테이 (상대 스톤을 쳐내고 그자리에 머무는 샷) 성공으로 영국팀의 선택지가 좁아졌다. 

이번에는 한국팀 스톤이 하우스 내에 3개나 남았기 때문에 무득점은 고사하고 마지막 샷에 점수를 내지 못한다면 3점이라는 대량실점까지도 가능한 상황이 된다. 선공권인데 역으로 엔드에서 점수를 내는 것을 스틸이라고 한다. 굉장히 잘 막아놓거나 상대가 실수해야지만 가능

결국 한국스톤을 때려서 쳐내고 히트앤스테이로 머물면서 가장 중심에 가깝게 스톤1개를 놓아 1점을 가져가는 영국. 

이렇게 상대팀에게 1점만 주고 후공권을 가져오는 것도 컬링에서 자주 사용되는 전략이다. 특히 짝수엔드의 후공권을 가져가는 것이 유리한데, 8엔드와 10엔드에 후공권을 지고 경기에 임하면 더 많은 선택지와 득점기회가 생기기 때문이다. 따라서 3엔드를 내주고 4엔드부터 짝수엔드의 후공권을 가져가겠다는 한국컬링 여자국가대표팀의 전략

4엔드는 하우스안에 스톤이 많이 남고 선공인 영국팀의 스톤 두개가 버튼 (표적 가장 가운데 빨간원)에 들어와 있어서 스틸을 당할 수 있는 위기였으나, 주장 김은정의 마지막 환상적인 밀어넣기 샷으로 1번 (중심에 가장 가까운 순서대로 1번 2번..) 스톤의 자리를 차지하면서 1점을 얻고 짝수엔드 후공권을 지켜냈다.

측정 장비까지 동원해서 판정을 한 결과 우리 스톤이 아주 미세하게 좀 더 중심에 위치해서 1점을 획득 ㅋㅋㅋㅋ

4엔드 마지막 장면. 위와 같이 가드들이 있는 저 좁은 틈새로 스톤을 넣어서 우리스톤을 살짝 쳐서 1번을 만들어내는 그야말로 기가막힌 샷이었다. 주장 김은정이 일본과의 경기에서 중요한 순간에 실책을 해서 경기가 지는데 일조했는데, 평상시의 샷 수준을 보면 세계랭킹1위 캐나다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중요한순간에 후지산대폭발 슛을 날려서 국대에선 다망치지만, 논스톱킥 하이라이트만 모아놓으면 메시나 호나우두 뺨치게 굉장한 이동국같은건가;;;)

그리고 영국의 후공으로 치뤄진 5엔드 컬링경기. 뭔가 점점 심적으로 꼬여가는지 이걸 또 실수한다. ㅉㅉ 영국국가대표의 마지막스톤이 우리스톤에 맞지 않고 버튼에서 더 먼 위치로 밀려나면서 우리가 1득점 스틸을 하게 됐다. 점수는 한국:영국 2:1

다시 영국의 후공으로 시작된 6엔드 경기. 영국은 이제 짝수엔드 후공권을 쥐려고 할 것이므로 여기서 점수를 내지 않을 이유가 없다. 하우스 안으로 마지막 스톤을 넣어 3개의 스톤을 살짝씩 타탕 쳐내면서 자신들의 스톤을 1번으로 만들어 1점을 획득하고 마무리.

어느덧 종반으로 접어드는 7엔드 경기. 위에서 이동국 얘기했는데, 주장 김은정의 중대한 실책이 여기서 또 나온다. ㅎㅎㅎㅎ 일본전에서도 이쯤에서 실책을 해서 상대방에게 절호의 찬스를 만들어 줬었는데… 이런것만 보면 진짜 엑스맨이라고 욕하는 사람도 있을정도. 

우리의 후공이었으나 마지막 스톤이 맞지않고 티라인 (하우스 중심을 티라고 하며 여길 넘어가면 티라인 뒤라고 부른다) 바깥으로 빠지면서 영국에게 2점 스틸을 내주게 된다.

으악 썸네일 눈빛 ㅋㅋㅋ 컬링 국가대표 선수들은 다 눈매가 매우 날카롭다. 뚫어져라 노려보면서 정확한 각도로 샷을 날려야 하기 때문. 내 실수는 내가 만회한다!! 깔끔한 마무리 샷으로 8엔드에서 2점을 획득하는 한국대표팀.

왼쪽 바깥에 보면 우리 스톤이 상대 스톤보다 안쪽에 있었기 때문에, 이렇게 막타로 노란색을 쳐내고 안쪽에 빨간색이 남으면 2점을 획득하게 되는 것이다. 8엔드에서 2점을 획득하고 동점이 되면서 승부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실수했다고 브러쉬로 바닥 찍으며 성질내는 영국국가대표 여자선수 91년생 Anna Sloan 성깔있네 ㅋㅋㅋㅋㅋㅋ 이런거보면 느끼는건데 컬링은 오히려 동양인에게 훨씬 어울리는 스포츠이다. 4명이 같이하니까 의견도 잘 맞아야 하고 좀 안된다고 혼자 승질부려서 분위기 망치면 같이 폭망하는 지름길이다. (하지만 한국의 조별과제 문화를 생각한다면 과연)

영국 여자국가대표 입장에서는 9엔드를 무득점으로 넘겨버리고 10엔드에 후공을 쥐고 1점만 내면 이기는데, 그래서 9엔드의 결과에 따라 승패가 결정된다고 해도 관건이 아니다. 그러한 9엔드의 전략 선택지는 8엔드 결과로 결정되기 때문에 사실상 8엔드 후공으로 점수를 내는게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대망의 9엔드. 영국도 주장때문에 게임을 다 말아먹는다. 마지막에 하우스까지 오지도 않는 저런 힘없는 엉뚱한 샷을 날리면서 2점을 스틸당해버림 허ㅋ무ㅋ 

물론 그 전에 컬링주장 김은정의 샷이 매우 좋았다. 진짜 이번 평창올림픽 컬링 베스트샷 후보로 올려도 될 정도로 기가막힌 더블 테이크아웃이다. 

해설자가 ‘보인다’ 라는 말을 종종 하는데 이게 우리는 위에서 보지만 스톤을 날리는 당사자는 40m 떨어진 일직선상에서 보면서 날려야 하기 때문에 가드가 가리고 있으면 정확한 거리를 재기가 어려워지는 것이다. 당구에서 길이 보인다고 하는것과 달리 진짜 눈으로 보이는걸 말하는거

마지막 10엔드. 영국팀에게 선택지는 없다. 후공으로 2점을 따내지 않으면 지는 상황. 그래서 초반에 가드를 자꾸 세우면서 나중에 안쪽에 대량의 스톤을 넣을 작전으로 나오는데, 우리팀이 실수없이 가드를 잘 쳐내면서 여의치 않게 된다. 

결국 문이 열리고 우리 스톤이 안쪽에 두개나 있는 상황에서 마지막 스톤을 던지게 되는데, 그림에서 빨간색 두개를 더블 테이크아웃 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그래도 그방법밖에 남은게 없어서 시도는 해보지만 한개만 쳐나가고 우리스톤이 남으면서 1점스틸로 7:4 경기마무리.

남자에 이어서 여자 국가대표팀도 같은날 종주국 영국을 꺾는 쾌거를 올렸다!!!!~~

▣ 평창동계올림픽 컬링 예선전 순위와 우리나라 대진표, 경기일정

예선전 2월18일 현재 4전4승으로 스웨덴이 1위를 달리고 있고, 아쉽게 졌던 일본이 4승1패로 2위, 그 뒤를 우리나라가 3승1패로 바짝 쫓으며 3위에 올라있다. 평창 동계올림픽 컬링은 총 10개국이 참가해서 예선전을 풀리그전으로 치른다. 모든 나라와 한번씩 경기하고 그 결과로 1위에서 4위까지가 준결승에 진출해서 토너먼트로 승자를 가리는 방식.

2월 18일 14시 05분 중국 (현재순위 4위)

2월 19일 09시 05분 스웨덴 (현재순위 1위)

2월 20일 14시 05분 미국 (현재순위 6위)

2월 21일 09시 05분 러시아 (현재순위 9위)

2월 21일 20시 05분 덴마크 (현재순위 9위)

아니 2월 21일은 하루에 두경기나 해야되네 선수들 힘들겠다…;;; 다행히 그 날 경기하는 러시아 덴마크가 가장 꼴찌인 최약체 팀이라는거 ㅋㅋ;;; 이날 이 약체 두팀 다이기면 4강진출 가능할텐데… 그전에 미리 많이 이겨서 확정지어놓고 설렁설렁 체력관리하면서 했으면 좋겠다.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준결승은 2월 23일 20시 05분에 열린다. 4팀이니까 2경기인데 동시간대에 진행된다. 그리고 2월 24일 20시 05분에 34위전, 2월 25일 09시 05분에 결승전 금메달경기가 진행이 된다.

지금 3위니까 이정도 실력으로만 꾸준히 해준다면 메달권 충분히 가능하다. 일단 준결승만 올라가면… 그리고 우리가 3승 1패인데, 일본에 한번지고 3승은 세계랭킹 1위 캐나다, 세계랭킹 2위 스위스, 세계랭킹 4위 종주국 영국을 상대로 거든 승리이다. ㅋㅋㅋㅋㅋ 금메달이 절대 꿈이 아님 매경기 한순간한순간 최선을 다해서 꼭 좋은 성적 거두길 응원한다.

일본컬링 여자국가대표팀 스킵(주장) 91년생 후지사와 사츠키. 4강 토너먼트에 올라가서 다시 만나 꺾어주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