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XSW 2023 XR 전시회에 선보인 메타버스 가상현실 게임들

3월 10일부터 19일까지 열흘간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열린 전시회가 있다. 바로 South by Southwest 줄여서 SXSW 라는 전시회이다. 보통 라스베거스 CES, 독일 베를린 가전박람회 IFA만 유명한데 이 SXSW도 볼거리와 규모가 엄청나다.

SXSW 전시회

정식 명칭은 SXSW Conference & Festivals 이다. 영화제나 음악제를 하면 축제 분위기로 치뤄지듯이, 이 전시회도 체험하고 즐기는 많은 활동으로 이루어진다.

CES가 4일간 11만명, IFA가 5일간 16만명의 참가자가 들렀다면 SXSW는 10일간 28만명이 참가한 초대규모 축제다. 행사 기간동안 오스틴의 모든 숙박이 매진된다고 한다. (에어비앤비가 이런때 숙소 공유해주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에서 시작되었다.)

이런 큰 전시회가 왜 잘 안알려졌을까? 1987년부터 열린 IT 엔터테인먼트 컨퍼런스인데 우리나라에선 개최한다는 뉴스도 별로 찾아보기가 힘들다.

보통 CES나 IFA는 소비자 가전제품, 국제 가전 박람회 같이 전자 기기라는 한정된 카테고리를 정해놓고 열린다. 그에 반해 SXSW는 테크, 영화, 음악 이런 여러 산업을 짬뽕해 놓고 내용도 축제, 전시회, 세미나, 시상까지 다양하게 진행된다. 정체성이 매우 잡탕스러워서 굳이 여기에 출장을 보내려는 회사들이 많지 않다.

그게 단점이지만 동시에 장점인 것이 그만큼 볼거리가 많고 무궁무진한 재미를 선사한다는 점이다. 특히 다양한 공연과 헐리우드 영화배우 같은 유명 셀럽들까지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XR Experience

이번 SXSW 2023에서는 XR을 주제로 한 전시가 눈길을 끌었다. XR이란 eXtended Reality, 확장 현실을 뜻한다.

  • VR : Virtual Reality 가상현실
  • AR : Augmented Reality 증강현실
  • MR : Mixed Reality 혼합현실

이 세 가지를 아우르는 포괄적인 개념이다.

그래서 메타버스 최고 수준의 전시회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이번에 다양하고 재밌는 기술들이 많이 선보였다. 그 중 흥미로운 일부를 소개한다.

로켓

Rockets, by Pillow 라는 이름의 부스에서는 루카스 리조또가 만든 VR 게임을 체험할 수 있었다. 이 사람은 원래 독창적이고 재미있는 VR 게임 제작자로 유명한 사람이다. 이번에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게임을 선보였다.

로켓 게임 부스
The Ghost Howls

침대에 누워서 하는 VR 게임으로, 눕VR 이라고도 부른다. 우스꽝스러워 보이지만, 사실 SF 영화나 만화에 나오는 뇌파까지 이용하는 가상현실 소재에서 보면 이렇게 누워서 기기를 착용하고 잠들듯이 접속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누워서 게임을 체험하도록 마련해놓고 부스 안내자들 또한 잠옷 차림으로 일했다고 한다. 로켓 게임은 행성 테라포밍을 하는 것인데 난이도가 비교적 쉽고 짧은 레벨의 미니 게임들로 연결된다. 간단한 미션들을 수행하면서 로켓과 행성, 그리고 왜 이렇게 누워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알려주는 나름 스토리까지 있는 게임이다.

무거운 VR 기기를 쓰고 거추장스럽게 하는 게임에 거부감이 있는것도 사실인데, 이렇게 누워서 편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면 다양한 사람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을 듯 하다.

심비오시스

네덜란드의 폴리모프에서 만든 Symbiosis 이 게임은 한단계 더 혁신적이다. 다감각 확장현실 XR을 표방하는데 공기 압축기가 탑재된 햅틱 슈트를 입고 체험을 한다.

햅틱슈트

가상현실에 촉각 체험도 하면서 특수 설계된 아로마 방출로 냄새도 맡는 곤충체험을 하는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두꺼비, 단세포 점균류, 동백나무, 의식만 존재하는 인공지능, 유전학으로 인간과 나비가 결합된 새로운 종족인 카밀라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 스토리 라인을 체험해볼 수 있다.

마치 중국 SF소설 삼체에서 외계인을 체험해보기 위해 수트를 입고 하는 가상현실 게임이 떠오른다. 이런 방식이 다소 황당하지만 흥미롭고 새로운 경험을 선사해 줄 것은 확실하다.

그밖에 다양한 VR 기술들이 선보이며 이제 가상현실이 우리 곁에 한층 더 가깝게 왔음을 알려주는 SXSW XR 전시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