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노운 언노운 – 내가 뭘 모르는지조차 모를 때 AI에게 물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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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에 물어보면 답이 나오는 지식은 이미 존재를 아는 지식이다. 정작 인생을 바꾸는 건 존재조차 몰랐던 개념과 분야다. 언노운 언노운을 AI로 찾아내는 구체적인 방법을 짚어본다.

모르는 것에도 종류가 있다

무언가를 모른다고 할 때 그 모름의 종류는 하나가 아니다. 2002년 미국 국방장관 도널드 럼즈펠드는 국방부 브리핑에서 이 구분을 대중적인 언어로 정리했다.

그는 안다는 사실을 아는 ‘알려진 지식’, 모르는 게 있다는 사실은 아는 ‘알려진 미지’, 모른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는 ‘모르는 미지’로 나눴다. 이 마지막 범주가 가장 다루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구분이 중요한 이유는 실생활에서 발목을 잡는 게 대개 마지막 범주이기 때문이다. 준비물 목록에도 없던 위험, 진로 후보에도 없던 선택지처럼 존재 자체를 몰랐던 것들이 결과를 가른다.

이보다 앞서 1955년 심리학자 조셉 루프트와 해리 잉햄이 만든 조하리의 창도 비슷한 구조를 담고 있다. 나도 모르고 남도 모르는 영역을 ‘미지의 창’이라 이름 붙였다.

검색엔진과 지금의 생성형 AI는 ‘알려진 미지’를 채우는 데는 강력하다. 질문을 던지면 답이 돌아온다. 문제는 질문 자체를 떠올릴 수 없는 영역이다.

구분 정의 채우는 방법
알려진 지식 안다는 사실을 아는 상태 이미 습득해 쓰고 있는 지식
알려진 미지 모른다는 사실은 아는 상태 검색과 질문으로 채운다
모르는 미지 모른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상태 스스로 질문을 못 만들어 검색으로 안 채워진다

이 표에서 진짜 승부처는 마지막 줄이다. 나머지 두 줄은 검색이든 질문이든 어떻게든 채울 수 있어서다.

검색은 이미 아는 질문에만 답한다

검색창에 뭔가를 입력하려면 먼저 그 대상의 이름이나 윤곽 정도는 알아야 한다. 존재를 모르는 개념은 애초에 검색어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이건 단순한 정보 부족이 아니라 구조적인 한계다. 스스로 질문을 만들 수 없는 영역은 검색을 아무리 반복해도 시야에 들어오지 않는다.

SEO만 알던 마케터가 그로스해킹이라는 인접 개념을 모르면, 검색창에 아무리 “SEO 잘하는 법”을 쳐도 코호트 분석이나 리텐션 곡선 같은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다. 그 개념의 이름 자체를 모르기 때문이다.

모르는 미지도 있다. 우리가 모른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것들이다.
미 국방부 브리핑, 2002 →

전공이나 업무 분야가 좁을수록 이 벽은 더 단단해진다. 같은 문제를 다른 학문에서는 전혀 다른 이름으로 부르고 있어도, 그 이름을 모르면 관련 자료에 닿을 방법이 없다.

예전엔 우연한 만남이 시야를 넓혔다

인터넷이 생기기 전에는 이 벽을 넘는 방법이 사실상 하나였다. 다른 분야 사람과 우연히 마주쳐 대화하는 것.

공학자가 저녁 자리에서 우연히 심리학자를 만나 자기 문제를 심리학 용어로 다시 들으면서 새로운 접근을 얻는 식이다. 이런 만남은 계획할 수 없고 재현하기도 어려웠다.

학회, 사내 동아리, 이종 업계 모임이 꾸준히 인기를 끈 이유도 여기 있다. 낯선 분야 사람의 질문 하나가 몇 년 묵은 고민을 뒤집는 경우가 실제로 있었다.

문제는 이런 우연이 아무에게나 균등하게 오지 않았다는 점이다. 인맥이 넓거나 이동이 잦은 사람일수록 기회가 많았고, 한 자리에 오래 머문 사람일수록 시야가 좁아지기 쉬웠다.

AI가 그 인접 분야 전문가 역할을 대신한다

지금은 그 우연한 만남의 역할을 AI가 어느 정도 대신할 수 있다. 한 분야를 깊이 아는 사람 한 명 대신, 여러 분야를 얕고 넓게 아는 대화 상대가 항상 곁에 있는 셈이다.

이미 보고서와 이메일 작성에 AI를 쓰는 방법은 널리 알려졌다. 지금 이야기하려는 건 그보다 한 단계 앞선 쓰임이다. 모르는 영역 자체를 찾아내는 용도다.

핵심은 질문을 바꾸는 데 있다. “이거 어떻게 해”라고 묻는 대신 “이 주제에서 내가 놓치고 있을 만한 게 뭐야”라고 물어야 모르는 영역이 드러난다.

실제로 효과가 있는 질문 방식은 크게 ▲전제 점검형 ▲용어 번역형 ▲반대 관점 요청형 세 가지로 나뉜다.

전제 점검형은 “이 분야 사람들이 당연하게 여기지만 나는 모르고 있는 전제가 뭐야”라고 묻는 방식이다. 용어 번역형은 “이 문제를 다른 학문에서는 뭐라고 부르는지” 물어 새 검색어 자체를 얻는 방법이다.

개념 지도를 그려달라는 요청도 효과가 크다. 지금 아는 개념을 중심에 두고 상위, 하위, 인접 개념을 나뭇가지 형태로 뽑아달라고 하면 이름조차 몰랐던 가지들이 한눈에 드러난다.

AI에게 던질 다섯 가지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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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제에서 내가 놓치고 있을 만한 것이 뭐야
이 분야 사람들이 당연시하는 전제가 뭐야
인접 학문에서는 이 문제를 뭐라고 부르는지
이 결론에 강하게 반대하는 입장은 어떤 논리를 쓰는지
이 개념과 연결된 인접 개념들의 지도를 그려줘

다섯 가지를 한 번에 다 쓸 필요는 없다. 지금 막힌 지점에 맞는 질문 한두 개만 골라 써도 새로운 갈래가 열린다.

실제로 써보면 이렇게 다르다

재테크 공부를 막 시작한 한 직장인 사례를 보면 감이 잡힌다. “적금과 예금 차이가 뭐야”라고 물으면 이미 아는 질문에 대한 답만 돌아온다.

대신 “ETF에 대해 사람들이 당연히 안다고 가정하는 개념 중에 내가 놓쳤을 만한 게 뭐야”라고 물으면 세금 이연, 추적오차 같은 낯선 용어가 함께 튀어나온다.

그 용어를 새 검색어로 삼아 다시 파고들면 원래 질문에서는 절대 도달하지 못했을 지식까지 넓어진다. 모르는 미지가 알려진 미지로 바뀌는 순간이다.

비슷한 방식은 여러 상황에 그대로 옮길 수 있다.

  • 글 주제를 정할 때 – 이 주제를 비판하는 쪽은 보통 어떤 논거를 쓰는지 물어본다
  • 제품을 기획할 때 – 이 시장에서 이미 실패한 비슷한 시도가 있었는지, 왜 실패했는지 물어본다
  • 진로를 고민할 때 – 이 직군 선배들이 신입에게 당연히 요구하지만 잘 말해주지 않는 능력이 뭔지 물어본다

개발자라면 조금 다르게 써먹을 수 있다. “이 코드 구조에서 경력자들이 당연히 점검하지만 초보는 놓치는 항목이 뭐야”라고 물으면 테스트 커버리지나 예외 처리 관례처럼 매뉴얼에 잘 안 적힌 습관이 나온다.

결과가 늘 완벽하지는 않다. AI도 확신이 없는 영역에서는 그럴듯한 추측을 내놓을 수 있다. 그래도 최소한 어디를 더 찾아봐야 하는지 방향은 잡힌다.

결국 관건은 이런 질문을 얼마나 습관처럼 던지느냐다. 한 번 물어보고 끝내면 예전의 우연한 만남 한 번과 크게 다르지 않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1) AI가 알려주는 인접 개념은 항상 정확한가

아니다. AI도 확신이 없는 영역에서는 부정확한 답을 낼 수 있다. 새로 얻은 용어나 개념은 다시 한번 검색으로 교차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Q2) 아무 AI에게나 물어봐도 효과가 비슷한가

최신 모델일수록 인접 학문 용어를 폭넓게 알고 있어 유리하다. 다만 핵심은 모델 성능보다 질문을 던지는 방식에 있다. 전제를 점검하고 용어를 번역해 달라는 식으로 물어야 효과가 난다.

Q3) 개인 공부 말고 회사 업무에도 쓸 수 있나

그렇다. 기획, 마케팅, 개발처럼 다른 직군과 협업하는 업무일수록 상대 직군이 당연시하는 전제를 AI에게 먼저 물어보면 회의에서 겪는 오해를 줄일 수 있다. 신규 프로젝트를 맡을 때 도메인 용어부터 물어보는 습관도 같은 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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