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이 메타 스마트글라스로 몰래 찍은 괴롭힘 영상을 문제 삼아 계정을 정지시키기 시작했다. 팔로워 100만 명대 헌팅 계정 2곳이 이미 정지됐고, 촬영 표시등을 둘러싼 우회와 재우회 공방도 계속되고 있다. 2026년 8월 기준으로 상황을 정리했다.
인스타그램이 스마트글라스 몰카 영상을 지우기 시작했다
레이밴 메타(Ray-Ban Meta)로 대표되는 스마트글라스는 안경처럼 쓰고 다니면서 사진과 영상을 찍을 수 있는 웨어러블(몸에 착용해 쓰는 형태의 전자기기) 기기다. 손에 스마트폰을 들 필요가 없어 촬영이 훨씬 자연스럽다.
레이밴 메타는 이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이기도 하다. 지난해 한 해에만 전 세계에서 700만 개 넘게 팔렸고, 스마트글라스 시장에서 메타 점유율은 70%에 가깝다. 그만큼 길에서 마주칠 확률도 자연히 높아졌다.
바로 이 자연스러움이 문제가 됐다. 인스타그램 총괄 아담 모세리(Adam Mosseri)는 최근 다른 사람을 몰래 촬영해 괴롭히고, 그 영상을 자사 플랫폼에 올리는 행위를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실제 조치도 이미 시작됐다. 포춘 보도에 따르면 팔로워 100만 명이 넘는 헌팅(길거리에서 낯선 이성에게 말을 거는 콘셉트) 계정 2곳이 정지됐다. 두 계정 모두 스마트글라스로 낯선 여성에게 접근하는 장면을 몰래 찍어 올려온 것으로 확인됐다. 두 계정 다 이전까지는 별다른 제재 없이 운영돼 왔다.
왜 “변태 안경”이라는 별명까지 붙었나
해외 매체들은 이 기기를 아예 “펄버트 글래스(pervert glasses, 변태 안경)”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그만큼 몰래 촬영에 대한 우려가 컸다는 뜻이다.
스마트글라스가 유독 문제가 되는 이유는 여러 개가 겹친다.
- 촬영 사실을 상대가 알아채기 어렵다 – 카메라 렌즈가 안경테 안에 숨어 있다
- 시선 방향 그대로 찍히기 때문에 스마트폰보다 훨씬 자연스러운 각도로 촬영된다
- 촬영과 SNS 업로드까지 기기 하나 안에서 끝나 중간 단계가 거의 없다
- 한번 퍼진 영상은 캡처본과 재업로드까지 겹쳐 완전히 지우기 어렵다
스마트폰으로 몰래 촬영해도 문제가 되지만, 카메라를 든 손과 시선 방향이 다르면 상대가 알아챌 여지가 있다. 스마트글라스는 그 여지 자체를 없앤다는 점에서 다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문제가 불거진 계정들은 대부분 헌팅 영상 콘셉트였다. 길에서 낯선 여성에게 말을 거는 장면을 몰래 찍어, 반응이 재미있으면 편집해 올리는 방식이다. 촬영당한 쪽은 자신이 찍혔다는 사실조차 나중에야 아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영상은 한동안 온라인에서 조회수가 잘 나오는 콘텐츠로 소비됐다. 비슷한 콘셉트를 따라 하는 계정도 늘었고, 그 과정에서 촬영당한 사람의 동의는 뒷전으로 밀렸다.
메타의 대응 – 계정 정지와 LED 표시등
메타의 대응은 크게 ▲인스타그램 콘텐츠 정책 ▲안경 자체의 하드웨어 장치, 두 갈래로 나뉜다.
메타 대변인은 두 헌팅 계정이 스마트글라스로 촬영한 괴롭힘성 콘텐츠를 게시해 정책을 위반했기 때문에 정지됐다고 공식 확인했다.
하드웨어 쪽 핵심은 촬영 중 켜지는 흰색 LED 표시등이다. 상대가 이 표시등만 확인하면 촬영 여부를 알 수 있게 설계됐다. 문제는 일부 사용자가 테이프나 필름으로 표시등을 가려버렸다는 점이다. 드릴로 구멍을 뚫어 아예 표시등을 훼손하는 사례까지 나왔다.
이 표시등은 메타 스마트글라스 1세대 때부터 있던 장치지만, 그동안은 가리는 사용자에게 별다른 제재가 없었다.
메타는 뒤늦게 손을 봤다. 표시등이 가려지거나 물리적으로 훼손되면 카메라 자체가 작동하지 않도록 하는 업데이트를 배포한 것이다. 여기에 인스타그램의 계정 정지 조치까지 겹치면서, 최근 두 달 사이 메타의 대응 수위가 눈에 띄게 올라갔다.
그래도 남은 빈틈
다만 이번 조치로 문제가 다 풀린 건 아니다. 먼저 지적되는 건 기준의 불투명함이다. 메타는 정확히 어떤 영상이 괴롭힘으로 판정되는지 구체적인 기준을 공개하지 않았다.
기술적 빈틈도 계속 나오고 있다. 엔가젯 보도에 따르면 2달러짜리 스티커 하나로 표시등 감지 기능을 우회할 수 있었다. 노치(작은 홈)가 뚫린 투명 플라스틱과 검은색 스티커를 겹치면, 감지 센서를 속일 만큼의 빛만 남기고 표시등을 사실상 가릴 수 있다는 것이다.
| 상황 | 구체 사례 | 메타 대응 |
|---|---|---|
| 몰카 후 괴롭힘 콘텐츠 게시 | 동의 없이 찍어 조롱하듯 편집한 영상 업로드 | 영상 삭제, 반복 시 계정 정지 |
| 헌팅식 접근 촬영 | 낯선 여성에게 접근하는 장면 몰래 촬영해 공유 | 계정 영구 정지(실제 사례 2건) |
| 표시등 물리적 훼손 | 테이프, 드릴로 LED를 가리거나 파손 | 카메라 자동 비활성화(2026.7 업데이트) |
| 표시등 감지 재우회 | 투명 노치 스티커로 감지 센서 회피 | 감지 기능 강화 진행 중(2026.7.31 기준) |
메타 측은 이런 우회 시도를 감지하는 기능을 계속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물리적으로 부품을 손상시키지 않는 우회는 적발이 쉽지 않다. 정책이 실제로 어떻게 시행되는지, 위반 기준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정의하는지 묻는 질문에도 메타는 직접 답하지 않았다.
결국 지금 구조는 사고가 나고 신고가 들어와야 움직이는 사후 대응에 가깝다. 판단은 신고가 접수된 뒤 메타 내부 검토에 맡겨지고, 촬영 자체를 사전에 막지는 못한다는 뜻이다.
법적으로도 정리가 필요한 지점이 있다. 국내법상으로는 동의 없는 촬영과 관련된 처벌 조항이 이미 있지만, 스마트글라스처럼 촬영 여부를 육안으로 구분하기 어려운 기기까지 촘촘히 포괄하는지는 별도로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웨어러블 카메라 시대에 확인해둘 것들
스마트글라스는 아직 시작 단계다. 구글과 삼성도 안드로이드 XR 기반 갤럭시 글래스를 준비하고 있고, 샤오미 등 중국 업체들도 이미 자체 제품을 내놓은 상태다. 특정 브랜드 하나의 문제라기보다, 웨어러블 카메라 자체가 늘어나는 흐름으로 봐야 한다.
표시등 하나에만 의존하기보다, 평소 주변을 조금 더 살피는 습관이 실질적인 대비에 가깝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1) 스마트글라스로 몰래 찍힌 영상, 신고하면 지워지나?
인스타그램에 신고를 접수하면 검토를 거쳐 삭제 여부가 결정된다. 다만 구체적인 판단 기준이 공개되지 않아, 신고해도 삭제까지 시간이 걸리거나 반려될 수 있다. 증거 화면을 미리 저장해두면 재신고나 이의제기에 도움이 된다.
Q2) 촬영 중인지 어떻게 확인하나?
촬영 중에는 안경 앞면 흰색 LED가 켜진다. 다만 최근 스티커 등으로 이 표시등을 가리면서도 감지를 피하는 방법이 발견돼 완전히 신뢰하기는 어렵다.
Q3) 국내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나?
국내에서도 올해 5월 이후 스마트글라스를 이용한 시험 부정행위, 불법 촬영 사례가 잇따라 보도됐다. 전문가들은 관련 법 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하지만, 세부 쟁점은 사안마다 달라 별도로 따져볼 부분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