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2월 12일 정식발매된지 3개월이 지났을 때 작성했던 글.
브롤스타즈가 구글플레이에서 사전예약이 떴을 때 딱보고 아 내가 해야할 다음 게임은 바로 이거다 라고 확신했다
클래시오브클랜, 클래시로얄의 제작사인 슈퍼셀 답게 “재미있는” 게임을 내놓았다. 브롤스타즈를 하기로 결심한 이유는 최고의 게임이라고 할만한 조건들을 모두 갖추고 있었기 때문인데,
1) PVP 방식. 뭐니뭐니해도 유저대 유저간 싸우는 방식의 게임이 경쟁심도 자극하고 가장 재미가 있다. 스타크래프트, 리그오브레전드, 배틀그라운드 같이 가장 큰 인기를 누린 게임들은 PVP이다.
2) 캐쥬얼한 플레이. 한판에 2~3분 가량으로 가볍게 즐길 수 있다. 버스 기다리다가, 화장실에서 똥싸다가, 자기전에 누웠다가 한두판씩 가볍게 즐기기에도 좋은 게임이다. 막 몇시간씩 노가다해서 수집품 모으로 레벨올리는 MMORPG 같은 부류가 아니다.
3) 실력 우선주의. 아무리 현질을 해서 레벨이 높아도 게임에서 이기는 것이 아니다. 브롤스타즈는 전적으로 플레이어의 실력과 판단에 의해 게임의 승패가 좌우된다. 만렙 브롤러를 들고도 어리버리하거나 적군의 기만전술에 당하면 죽는건 순식간이다.
Easy to Learn, Hard to Master 처음에 익히히가 쉽고 진입장벽이 낮으나 고수가 되어 경지에 이르긴 어려운 심오함을 동시에 갖춘, 그런 게임이 바로 브롤스타즈이다. 단순해보이는 게임에 깊은 잠재력을 넣어놓는 것이 명작들의 특징이다. 테트리스처럼 말이다.
그렇게 플레이를 시작후 3개월간 짬짬이 해본 슈퍼셀의 브롤스타즈는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다양한 게임모드 그러나 적절한 선택
총 5개의 게임모드 중에서 골라서 플레이할 수 있는데 실제로는 더 다양한 모드들이 있다. 너무 많이 수십개를 벌려놓으면 유저매칭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에, 적절한 선에서 이렇게 골라서 할 수 있도록 구성해놓았다.
식당에서 5가지 메뉴를 날마다 바꿔서 제공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브롤스타즈는 팀전을 주로하는 유저, 개인전을 주로하는 유저, 듀오 배틀로얄을 주로하는 유저 등 주 분야에 따라 나뉘기도 한다.
단순하지만 전략이 숨어있는 대결구도
브롤스타즈의 게임모드들은 별모으는 젬그랩, PVP 점수를 올리는 바운티, 상대기지를 부수는 하이스트, 배틀로얄방식의 쇼다운으로 나뉘는데 지금 이렇게 써놓은 한단어로 게임룰이 이해될 정도로 간단하다. 그러나 실제로 이기기 위해선 전략과 임기웅변이 필요하게 된다.
예를 들어 위 스샷은 바운티 모드 대결장면인데, 킬을 하면서 얻는 점수인 별을 많이 모으는 팀이 승리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킬을 연달아 하면 머리위에 별의 개수가 늘어난다. 내 캐릭터 위에 별이 7개 있어서 한번 죽으면 상대가 7점을 가져가서 순식간에 점수차가 좁혀진다.
이렇게 상대 입장에서는 역전의 가능성이 마련되어 있고, 우리편 입장에서는 그걸 내주지 않기 위해 방어해야 하는 전략이 요구되는 것이다. 이걸 안다면 위험한 상황에서 우리편이 별 7개짜리 나를 살리고 대신 죽어야 하는데 혼자 살겠다고 날 죽게 내버려두면 지는거지.
기본적인 승리법 외에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지름길, 돌아가는길 여러가지 변칙적인 플레이 요소들이 숨어있어서 무궁한 경우의 수와 재미가 펼쳐지게 만든다.
랜덤 팀매칭과 쇼다운 티밍은 해결해야 할 숙제
브롤스타즈 팀전은 3대3 모드가 기본이지만 랜덤으로 팀매칭을 해서 미리 3명이 조합을 짠 상대팀과 만나면 패할 확률이 높다. 답답한 팀원을 만나서 연패하다보면 차라리 이기든 지든 내가 알아서 하는 쇼다운 배틀로얄을 하는게 낫다 싶다.
1등을 해도 내 실력이고, 10등을 해도 내 실력이니까 누구탓할 필요가 없으니까.
그런데 팀전에 지친 사람들이 찾는 쇼다운에도 티밍이라는 문제가 있다. 일부 브롤러들끼리 편을 짜고 다른 애들을 먼저 죽여서 순위를 올리는 작당모의이다. 이 때문에 게임의 본질이 흐려지고 ‘재미’가 반감되는 악효과가 있다.
제작사 슈퍼셀에서도 인지하고 해결하겠다고 했으니 곧 어떤 조치를 통해 티밍이 불가하도록 게임룰이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그전까지는 빡치면 티밍파괴용 브롤러를 들고 열심히 전투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트로피에 목매달고 빡겜하면 피곤
편하게 즐겜하는게 롱런의 방법
한판에 10점을 올릴 수 있는 시즈팩토리 모드가 나오면서 나도 드디어 500트로피를 찍어보았다. (랜덤큐로ㅠ) 트로피 구간마다 랭크가 있는데 가장 높은 20랭크가 500트로피 이상이다. 500이 넘어가면 시즌종료시 500 초과분에 대한 트로피가 반으로 줄어들고 다시 시작하게 된다.
랭커들은 시즌 초기화될때마다 500 초과 트로피의 반을 반납하고 다시 빡세게 올리고 있는거지… 나도 랭커가 되보겠다 이런 각오가 아니라면 굳이 트로피 500 랭크20을 찍으려고 노력할 필요는 없다. 한판한판 피말리는 빡겜이 되고 질 때마다 너무 화가나고 점수 복구하려고 게임을 계속 붙잡고 있게 된다.
슈퍼셀 브롤스타즈의 최대 장점인 가볍고 재밌게 즐길 수 잇는 본질에서 벗어나게 되는 것이다. 브롤스타즈 하면서 가장 재밌었던 순간을 떠올려보면, 어느 트로피 점수를 달성했을 때가 아니라 호흡이 잘맞는 팀원과 하면서 이기고 명장면이 나올때 가장 짜릿했다.
그래서 결론은 클럽 가입해보고 이사람 저사람이랑 같이 게임해보면서 호흡이 잘맞는 게임친구 몇명 만드는게 브롤스타즈를 가장 재미있게 즐기는 방법이다.
현질은 선택, 안해도 즐기기에 충분
브롤러의 레벨은 10까지 있는데 9까지는 PP포인트를 모아서 레벨을 올리는 방식이고 9에서 10은 스타파워를 얻으면서 레벨업되다. 스타파워는 브롤러에게 추가로 특수기술을 부여해주는 것이다. 이렇게 현질로 169보석 약 12000원에 살 수도 있는데
그냥 게임하면서 자동으로 모아지는 일반상자 까다가도 나온다. 굳이 현질을 안해도 천천히 게임을 즐기다보면 결국은 얻는다.
현질을 한다고 해도 25만원이면 모든 브롤러의 스타파워를 살 수 있는 금액이니, 이정도면 혜자겜이라 할 수 있지 않나? 25만원으로 리니지같은 사행성 게임에 쓰면 도박뽑기 몇번하다가 다날릴텐데.
나도 브롤러 전부 파워레벨10 만들고 싶은 생각도 있지만 천천히 즐기면서 하다보면 하나하나씩 나올 것이기 때문에 지르는 것을 참고있는 중이다. 그리고 파워레벨 현질한다고 게임을 훨씬 잘 이기는 것도 아니다. 결국은 실력으로 승부가나니까.
아기자기하게 다투는 것 같지만 그 속에 심오한 전략과 팀웍이 요구되는 브롤스타즈. 역시 슈퍼셀은 이시대의 위대한 게임제작사임을 다시한번 증명해냈다. 앞서말한 랜덤매칭과 티밍 문제만 얼른 개선해서 더 많은 유저들이 즐기는 롱런 명작으로 남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