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이나 유튜브 보시다가 하꼬라는 말 들어보셨을 텐데요. 뭔가 쩌리, 허접과 같이 수준이 낮고 못한다는 뜻으로 사용하는 말입니다. 대략적인 뉘앙스는 알겠는데 이 말의 유래가 대체 어디서 온걸까요?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하꼬는 일본어 하꼬방에서 비롯된 말입니다. 하꼬는 일본어로 はこ(箱) 하코, 상자를 뜻합니다. 한자는 ‘상자 상’ 자입니다. 방은 외래어가 아닌 우리말 방이고요. 방 세개짜리 집 할 때 그 방입니다.
하꼬방(학고방)은 625 전쟁 당시 부산으로 밀려 내려온 피난민들이 지었던 판잣집을 부르는 말이었습니다. 거처가 없어서 판자로 칸막이를 세워서 만든 작은 단칸방을 가리키는 말이었는데요. 당시만 해도 해방 후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었고 일본어가 많이 남아 있어서 이런 말로 부르게 되었습니다.
이 판잣집들은 1970년대 이후에 우리나라에서 국제 대회들을 개최하게 되면서 미관 차원에서 판자촌 재개발을 하면서 사라졌습니다. 하꼬방은 빈민촌, 달동네, 판자촌과 같은 맥락으로 보시면 되겠습니다.
그러던 것이 최근 들어서 다시 사용되고 있는데요. 요즘에 인터넷 방송 (BJ) 또는 유튜버 지망하는 사람들이 많다보니 너도나도 개인 채널들을 많이 운영하시죠. 그 중에 방송국 규모가 비교적 작아 보는 사람이 없는 채널을 가리켜서 하꼬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즉 아직 신생 초보 채널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혹자는 이렇게 지칭하는 하꼬가 ‘하단에 꼬라박힌 방송’ 또는 ‘학사경고 수준의 퀄리티’ 에서 나온 말이라고 주장하기도 하는데요. 이는 근거없는 낭설일 뿐 실제 어원의 유래는 위에 소개해드린 판잣집 하꼬방이 맞습니다.
요즘에는 방송 채널 뿐 아니라 웹툰이나 웹소설에서도 비인기 작가의 작품을 하꼬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한편 오히려 하꼬 채널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는데요. 시청자가 적다보니 방송인과 실시간 소통도 가능한 장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왜 아이돌 팬질할 때도 아직 이름없는 무명 걸그룹 보이그룹 응원하면서 따라다니다 보면 가수들이 팬 얼굴과 이름까지 기억해주기도 하잖아요? 그만큼 유니크한 대우와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는 것이죠.
그래도 일재 잔재의 용어인 하꼬보다는 보다 순화되고 듣기좋은 순우리말로 부르는 단어가 생겼으면 하는 바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