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하다보면 종종 보이는 말 중에 하나가 뇌절이다. 주로 남초 커뮤니티에서 유래된 밈용어인데, 어감을 통해 대충 무슨 뜻인지는 알아듣더라도 실제로 어떤 말에서 유래되었는지는 정확히 모르는 경우가 많다.
뇌절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떤 느낌이 떠오르는가. 뇌가 절단났다? 뇌가 망가졌다? 약간 이런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래서 댓글같은 데 뇌절금지, 뇌절 그만해 라는 식으로 쓰인 말을 보면 멍청한 소리 하지 말라는 뜻으로 오해할 수도 있다.
심지어 챗GPT 에게 물어봤더니 무슨 답변을 주었을까.
“뇌절은 한국 인터넷 슬랭으로 사용되며, 일시적으로 뇌가 멈추거나 정상적으로 생각하지 못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순간적인 혼란이나 무의식적인 실수 등을 묘사할 때 사용된다. 중요한 회의에서 발표하다가 갑자기 할 말을 잊어버려서 멍때리는 경우 등에 이 단어를 사용할 수 있다”
음… 전혀 맞지 않는 틀린 소리다. 여기서 뇌절은 뇌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단어이다.
뇌절은 원래 여기서 유래되었다. 만화 나루토에 나오는 하타케 카카시라는 닌자가 자신의 기술로 번개를 잘랐다고 하여 기술의 이름을 뇌절이라고 정했다. 한자로 쓰면 雷切, 번개를 끊는다는 의미이다.
이 하타케 카카시라는 캐릭터의 기술 이름인 뇌절이 갑자기 밈 용어로 등장하게 된 것은 아니다. 디시인사이드 만화갤러리에 원래부터 이 캐릭터와 관련된 밈들이 많이 올라오고 있었다.
왜냐면 초반에는 강한 것처럼 등장했지만 나중에는 허세만 부리면서 실제로는 전투력 측정기 (얻어맞아서 적의 수준만 보여주는 역할) 처럼 나오기 때문이었다. 뇌절이라는 스킬도 본인 스스로만 어필할 뿐 영 약한 C랭크 등급을 부여받았다.
그래서 이렇게 하타케 카카시와 관련된 조롱식 밈 짤방이 많이 올라왔는데, 이 자체에 염증을 느낀 사람들이 카카시 뇌절 짤방 그만좀 올리라는 말을 하기 시작했다. 뇌절 지겹다 그만좀 올려라는 말들이 많아지다가 누군가 이렇게 말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1절 2절 3절 명절에 큰절
카카시 뇌절까지 하고 있네
이 말이 엄청난 호응을 얻으며 뇌절이라는 표현이 끊을 줄 모르고 계속해서 지겹게 말한다는 의미로 퍼지게 되었다. 이후 각종 커뮤니티나 유튜브 등의 댓글에서 누가 드립을 치는데 재미없는 소리를 이어서 계속하면 뇌절좀 그만해라는 식으로 사용되었다.
그 후 앞서 말한 뇌와 관련된 의미로도 변형되어 사용하게 되었는데, 어감상 뇌가 끊어졌다는 뜻으로도 받아들이기 좋은 단어라서 뇌가 없이 즉 생각없이 말한다는 뜻으로 상대를 공격하는 밈용어로도 사용되었다. 이 때의 뇌절은 끊을 줄 모르고 계속한다는 뜻이 아니라 뇌정지가 왔냐는 의미를 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