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세대 무슨 세대 하는 말은 사실 옛날부터 있어왔다. 아주 어릴 적부터 언론 매체를 통해 X세대가 어쩌고 식의 멘트를 들었던 기억이 난다. 요즘 핫한 화두는 단연 MZ세대인데, 왜 이렇게 분류하고 라벨 붙이기를 좋아하는지 모르겠다.
세대를 나누는 명칭들의 뜻과 각 집단의 대표적인 특징들을 살펴보자.
세대의 사전적 의미
먼저 세대라는 말의 사전적 의미가 몇 가지 있는데, 여기서 쓰는 뜻은 다음이다.
1) 어린아이가 성장하여 부모 일을 계승할 때까지의 30년 정도 되는 기간 (X)
2) 같은 시대에 살면서 공통의 의식을 가지는 비슷한 연령층의 사람 전체 (O)
3) 현실적으로 주거 및 생계를 같이하는 사람의 집단 (X)
비슷한 시기에 태어나 비슷한 환경에서 공통된 추억을 쌓으며 자라나고 유사한 문화와 행동방식, 생활습관을 보이는 연령 집단을 의미한다. 즉 특징을 먼저 분류하고 이름표를 붙인것이 아니라, 나이에 따라 먼저 나눠버린 뒤 얘네는 이래 하고 꼬리표를 달은 것이다.
사회학적 구분
이런 세대 구분 방식은 대략 10년 (decade) 단위로 나누어 특징을 분류한다. 주로 미국에서 먼저 쓰인 사회학적 용어를 그대로 채용해오면서 국내에서도 두루 사용되었다.
명칭 | 연도 |
베이비붐 세대 | 1955-1974 |
386 세대 | 1960-1969 |
X 세대 | 1970-1980 |
Y 세대 | 1981-1996 |
Z 세대 | 1997-2012 |
A 세 |
위 연도는 한국의 세대분류 기준이다.
베이비붐 세대
한 해의 출생수가 90만을 넘어섰던 격변의 시기에 태어난 사람들이다. 1955~1974년 사이에 태어난 사람들을 말하며 학문적으로는 전기/중기/후기 베이비 부머로 다시 나누기도 한다. 이때는 높은 출생률 만큼이나 영유아 사망률도 10%에 달했던 시기였다.
비단 한국 뿐 아니라 전세계 베이비 부머 세대, 전후세대의 특징은 전쟁으로 폐허가 된 후에 태어나서 국가 재건과 산업발전의 역사를 함께 해왔다는 점이다. 고도 성장기를 살아가면서 성공과 부를 꿈꾸고 그만큼 많이 실현하기도 하였다.
경제적으로 어려웠기 때문에 악착같이 일하고 가족을 먹여살리는 책임감이 강했다. 또 전반적으로 학력이 낮은 시대를 살았기 때문에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자녀들에게 대학 진학을 강요하는 부모가 된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굵직한 사업체를 운영하고, 회사에서는 높은 중역의 자리를 맡고 있고 그런 계층이며 젊은 층과 대비하여 ‘기성 세대’라고 칭하기도 한다. 주식과 부동산 투기의 주된 자금줄이기도 하며 곧 은퇴 시기가 다가오기 때문에 사회적으로도 큰 격변이 예상된다.
386 세대
86세대는 80년대 학번인 60년대생이다. 그들이 사회에 진출한 1990년대에 30대였기에 이들을 386세대라고 불렀는데 당시 컴퓨터에 들어가는 인텔 CPU 칩 이름을 딴 네이밍이었다. 점차 나이를 먹어서 2023년 현재에는 686 세대가 되었다.
하지만 이제는 굳이 n86 식으로 부르지는 않는 추세이다. 경제력이 있고 사회 활동의 황혼기에 접어든 이들을 통틀어 기성 세대라고 부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60년대생이기 때문에 앞서 말한 베이비붐 세대의 출생 연도 범위에 포함이 된다. 즉 베이비 부머의 하위 분류 중 하나인 셈이다.
X세대
X세대 또한 마찬가지로 베이비붐 세대의 하위 분류 중 하나이다. X세대는 86세대 다음, 70년대생을 뜻한다.
1970~1980초에 태어난 이들은 1990년대에 IMF 전까지 흥청망청했던 한국 사회에서 소비와 문화 트렌드를 이끈 주역이었다.
시기적으로 매우 재수없는 타이밍을 자꾸 겪었는데, 대학교 다니고 졸업할라고 하니까 IMF 터져서 취업 망하고, 기껏 회사에서 좀 붙어있을라 하니까 2008년 금융위기 터지면서 딱 정리 하기 만만한 계층이기도 했다.
이들은 낀세대라고도 볼 수 있는데, 앞서 고성장 시대를 살아온 86세대와 후에 태어나 저성장 시대에 익숙한 MZ 세대와 달리 경제 상황이 이랬다 저랬다 하는 속에서 살아왔다. 그래서 자신에게 맞는 합리적 소비를 갖추지 못하고 카푸어와 같은 문제가 많이 발생했으며 카드대란 사태도 X세대가 그 중심에 있었다.
한편 기성세대에는 버릇없는 젊은 놈들이라며 손가락질 받기도 했는데, 고도성장기 진행 후에 문화적으로도 많이 발전한 상태에서 개방적인 삶을 영위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애초에 X세대라는 Generation X 명칭 자체도 그 정의를 내릴 수 없는 도통 알 수 없는 놈들이라는 뜻에서 유래했다. 오렌지족 같은 것들도 이 때 등장한다.
밀레니얼 세대
이 또한 서구권에서 정의한 세대 분류이다. 밀레니얼이란 말에서 알 수 있듯이 2000년대에 성인이 되어서 사회 활동의 주력이 된 계층을 일컫는다. 2000년에 성인이 되었으니 출생으로 치면 1980년에서 1990년 중반 정도가 된다.
원래는 X세대 다음에 붙이는 말로 Y세대를 사용했으나 여러 명칭이 경쟁하다가 최종적으로는 밀레니얼 세대, M세대라고 굳어진 추세다. MZ 세대라고 묶어서 부르면서 더욱 그렇게 되었다. 인터넷 보급과 함께 정보 네트워크에 친숙한 첫 세대라서 N세대라고 부르는 말도 있다.
베이비부머 세대가 자라서 자녀를 낳은 것이 이 밀레니얼 세대라, 에코 부모라고 칭하기도 한다. 여러모로 별명이 많은 세대이다.
인터넷, 스마트폰 보급의 역사와 삶을 함께 살아왔기 때문에 디지털 노마드에 익숙하다. 앞선 X세대의 아날로그 감성과 뒤따르는 Z세대의 디지털 본능을 같이 겸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회사 사무실에서 일하는 것도, 장소 불문하고 원격 재택근무를 하는 것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것이 이 M세대이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자녀 교육열 때문에 대학 진학율이 엄청 높고 그에 따라 학력 인플레가 심한 계층이다. 사회활동하면서 저성장 시대를 맞았고 경제적으로 힘들게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삼포 오포 N포 같은 용어도 이들 시절에 등장했다.
이들은 앞선 기성세대와 달리 회사가 내 인생과 가족을 책임져주지 않는 다는 사실을 잘 안다. 열심히만 한다고 성공하고 위로 쭉쭉 올라갈 수 있었던 시기는 끝났다는 것이 이들에게 회사 충성을 강요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따라서 워라벨을 중시하고, 여가와 자기계발의 업사이드 포텐셜이 열려 있는지를 우선한다.
Z세대
X세대가 낳은 자녀들이 Z세대이다.
이들을 정의하는 가장 대표적인 수식어는 바로 ‘디지털 네이티브’라는 것이다. 앞서 M세대가 인터넷과 스마트폰 보급과 함께하며 디지털에 ‘익숙한’ 세대라면, Z세대는 디지털 속에서 자라난 원어민인 셈이다. 잘하고 못하고가 아니라 그들의 생활 자체가 바로 디지털이다.
문화 측면에서도 앞선 여러 세대들보다 가장 개방되어 있고 전 세계를 아우르는 글로벌 네트워크에서 활동하기도 한다. SNS가 생활 그 자체라서 인스타그램, 스냅챗, 유튜브, 틱톡과 같은 플랫폼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연령대가 이들이다. 자신의 삶을 공유하고 피드백받는 것을 즐기며 그 활동을 주변 지인이 아닌 전세계 불특정 다수 모두와 한다.
개인주의 성향이 가장 강하고 이들부터는 이제 직업이 내 일부일 뿐이다. 워라밸이 아니라 워라블 (work & life blended) 개념인데 아예 일과 내 생활을 적절히 섞는 수준에 다다른다. 즉 업무시간에 참고 퇴근후 내 삶을 즐기자는 것을 넘어서 아예 내가 하고 싶은 여러가지 직업을 가지고 도전한다.
동영상 형태를 선호하고 나아가 더 짧아진 숏 폼에 열광한다.
A세대
마지막으로 2010년대 초반 이후 현재까지 태어나고 있는 아이들을 알파 세대라고 한다.
2010년은 아이패드가 처음 출시되었다. 카카오톡 메신저가 나온 해이기도 하다. 앞서 Z세대가 아주 어린시절 조금이라도 아날로그 시절의 영향이 있었던 반면 알파 세대는 완전히 스마트폰 대중화가 된 상태에서 태어났다.
영유아기 어릴 때부터 하이 빅스비 대화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아이들이다. 이들이 성장해서 사회 생활의 주축이 될 때쯤이면 어떤 변화가 찾아오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