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식 키보드는 키스위치의 클릭 방식에 따라 넌클릭, 리니어와 같은 구조로 나뉜다. 이는 다시 적축, 갈축, 청축, 흑축, 백축 등으로 세분화된다. 어렵게 느껴지는 용어들 차이점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나에게 맞는 제품 고르는 방법을 알아본다.
기계식 키보드란?
일반적으로 사무실에서 쓰는 저가 보급형 키보드는 내부에 하나의 큰 회로판이 들어가고 키를 누르면 각 위치의 전기 신호를 on/off 시켜서 입력을 전달한다. 이를 멤브레인 방식이라고 한다.
이와 대조되어 각각의 자판 키가 개별적인 스위치를 가지고 있는 것이 바로 기계식 키보드이다. 누르면 딸깍 하면서 신호를 보내는 내부 핵심 부품을 키스위치라고 한다.
당연히 키스위치를 제조하는 회사에 따라 제품 가격이 달라지는데 고급 기계식 키보드에는 체리축 부품이 들어가고, 10만원대 이하의 비교적 저렴한 제품에는 오테뮤축, 카일축 같은 것들이 탑재된다.
클릭 타입에 따른 차이
기계식 키보드 하면 꼭 따라오는 용어가 적축 갈축 청축 이런 용어인데, 이는 키스위치의 ‘클릭 방식’을 의미한다. 키보드를 눌러서 자판이 딸깍 하고 눌렸다가 돌아올 때 내부에서 어떤 방식으로 동작하는지의 차이이다.
클릭 타입은 크게 클릭형, 넌클릭형, 리니어형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클릭형 (청축)
클릭형은 눌렸다 하는 느낌이 확실하게 드는 방식이다. 아래 그림을 보면 내부에 스프링을 둘러싼 마개가 하단에 닿으면서 하강 동작을 제한시키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렇게 내려가다가 탁 하고 닿는 클릭음이 발생하고 이것이 눌렸다는 청각 신호를 강하게 보내준다. 키 캡이 얇을수록 맑고 청명한 소리를 선사한다.
청축 키보드를 쓰면 마치 일을 열심히 하고 있는 것처럼 주변에 생색을 낼 수 있다. 부작용으로는 소음 때문에 욕을 먹거나, 아니면 일이 아닌 메신저를 열심히 치는 것이 들통날 수 있다.
아무튼 말 그대로 기계식 키보드 특유의 딸깍딸깍 클릭음 소리를 들으며 타자기 치는 재미를 느끼고 싶다면 이 방식을 추천한다. 주변의 소음을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환경에서 신나게 타이핑 하고 싶다면 역시 클릭형이다.
대표적인 클릭형 청축 키보드로는 체리와 커세어 제품이 있다.
🔺손을 올리고 탁탁 쳐보는 순간 지금까지의 청축 키보드들은 쓰레기라고 느낄 정도의 퀄리티를 자랑한다. 품질의 대명사 독일제 다운 면모를 보이는 기계식 키보드의 최고봉이다.
디자인이 아주 예쁜 편은 아닌 게 단점이랄까, 하지만 그만큼 부차적인 요소보다 클릭 방식의 본질에만 정말 충실하게 만들어진 것이 오히려 장점이다. 각각의 키가 타건감이 일정하고 딸깍 인식되는 타이핑 쾌감이 우수하다. 청축인데 생각보다 소음도 작고 체결감고 가벼운 느낌의 키보드이다.
🔺요즘 대세가 적축으로 넘어가려다가 이걸 쓰고 다시 청축에 자리잡게 만드는 커세어의 제품이다. 통울림 스프링 소리가 미세하게 나는 것이 1% 흠이다. (앞서 체리 키보드는 통울림 소리가 없이 완벽하다)
선택의 문제인데 주변 환경이 소음 걱정할 필요 없는 PC방 같은 곳이라면 커세어 키보드로 소르가즘 느끼벼 신나게 두들기는 것이 더 나을수도 있다.
넌클릭 방식 (갈축)
넌클릭은 말 그대로 클릭하는 순간을 느끼지 못하는 방식이다. 대신 클릭음이 없으므로 오히려 구분감을 보다 명확하게 느낄 수 있다.
구분감이란 쉽게 말해 누르는 손 끝에서 눌렸다 라고 인지하는 느낌을 말한다. 전문 용어로는 tactile feedback 이라고 한다. 아래 동작 그림을 보자.
청축같이 확실히 닿는 부분은 없는데 슬라이더 측면의 걸쇠가 덜그럭 하면서 확실한 동작을 한다. 아래의 적축과 비교해서 보면 차이가 잘 와닿을 것이다. 슬라이더가 바닥에 닿는 ‘클릭’ 느낌은 없지만 옆쪽에 톱니 바퀴처럼 파인 홈을 통해 ‘눌렸다’ 라는 동작이 손끝으로 전달되게 된다.
마우스 휠을 돌릴 때를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돌리다 보면 탁 하고 한 칸 돌아간 느낌이 느껴질것이다. 이게 구분감이다. 만약 이게 없다면 휠을 얼마나 돌려야 한칸인지 느껴지지 않고 돌리는 만큼 슬라이드가 이동하게 된다.
딸깍딸깍 소리나는 것이 거슬리고 정숙함을 요하는 환경에서 사용해야 한다면 넌클릭 방식의 갈축이 적합하다. 기왕 소음을 줄이는 쪽을 택했다면 키캡또한 PBT, 연질 플라스틱 보다는 ABS 재질로 된 것이 좋다. 키캡이 두꺼울수록 타건음은 저음이 된다는 것을 참고하자.
🔺더 고가의 프리미엄 라인업인 레오폴드 갈축 키보드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체리 제품이다. 키캡 표면은 매끄러운데 촉감은 무광같은 느낌이라 손가락 끝에 접촉하는 느낌도 훌륭하다.
그 이유는 이 제품은 측각 키캡을 사용해서 상부의 촉감을 더욱 신경썼기 때문이다. 일반 키보드처럼 키캡 위에 자판 글씨를 쓰는것을 유각, 아예 안쓰는 것을 무각, 앞쪽 경사면에 써놓는 것을 측각이라고 한다.
키배열이 촘촘하게 되어 있는 편이라 처음 적응할때까진 오타가 조금 날 수 있다.
🔺텐키리스라 공간적 여유가 있어서 마우스 움직이는 데는 훨씬 편리하다. 이건 진짜 써봐야만 그 차이점이 느껴진다. 엑셀 숫자작업 많이하는 용도라면 부적합하겠지만, 게이밍 용으로는 숫자패드 빼버리고 이렇게 나오는게 훨씬 좋다.
갈축 특유의 쫀득한 느낌이 있고 달그락 소리또한 기계식 키보드 손맛을 느끼게 해준다. 소음이 크지 않아서 일반적인 맴브레인 키보드에 비해 차이를 느끼기 어려운 수준이다.
리니어 방식 (적축)
클릭음도 구분감도 싫다, 소음없이 조용한 것을 원한다 하면 리니어 방식의 적축이다. 또 빠른 반응속도와 연타를 요하는 게임을 할 때도 적축이 우수할 때가 있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키가 한 번 눌렸다가 제자리로 빠르게 돌아와야 다음번 연타 입력도 빨라진다. 즉 키 압력이 높아야 눌렀다 뗐을 때 빠르게 돌아오고 다시 눌릴 준비가 된다. 복원이 느리면 내 마음은 1초에 5타인데 키보드는 3타밖에 인식하지 못하는 일이 생긴다.
리니어 타입은 위처럼 슬라이더 자체가 맨 밑에까지 들어가는데 당연히 깊게 들어갈수록 용수철 스프링의 압력이 커지게 된다. 적축 키보드를 쓸 때 빠른 연타를 원한다면 적당히 반 정도만 타건을 하는 것이 좋다.
기계식 키보드 클릭 타입 중에서 가장 소음이 적고 입력이 빠른 방식이라 보면 된다. 적축은 키캡이 두꺼울수록 부드러운 리니어 키감이 느껴진다.
🔺청축 갈축 적축 모두 체리 키보드가 압도적이다. 프리미엄 급의 퀄리티를 자랑하면서 가격은 초고가 제품 대비 가성비가 좋은 편이라 키보드계의 황태자로 군림하는 이유가 있다.
체리 적축 키보드 또한 묵직하면서 소음이 거의 없다. 키보드 자체의 무게는 알루미늄 프레임으로 무게가 상당한 편이다. 외관도 튼튼하고 타건감도 부드럽고 조용해서 내구성도 좋다.
구름을 누르는 것 같은 사각사각 소리를 느낄 수 있는 체리 적축 키보드이다.
🔺품질도 품질인데 감성까지 담아놓은 아이템이다. 알루미늄 마감과 적축이라고 LED 붉은 빛 들어오는 것은 정말 끝내준다. 볼륨조절 키와 윈도우 잠금 버튼 등을 펑션 (Fn) 조합 없이 물리 버튼으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점도 편의성을 높여준다.
가격을 생각하면 확실히 체리 키보드와 비교되는 것은 사실이다. 스테빌라이저 소음과 키감 면에서는 역시 왕좌 체리 키보드에는 조금 못미치는 느낌이다. 키감의 균일도나 통울림 소리 같은 세세한 요소까지 고려한다면 역시 체리쪽에 한 표를 던진다.
<클릭방식 3줄요약>
클릭 : 키감이 확실하고 찰칵찰칵 걸리는 느낌
넌클릭 : 키감이 약하고 소음이 적다.
리니어 : 소리가 거의없고 사각거리는 키감
소음 비교
각각의 방식에 대해 설명하고 추천 제품들까지 소개했는데, 요약하는 의미에서 소음이 큰 순서대로 나열해보면 다음과 같다.
- 청축(클릭) 50g±15g : 찰칵찰칵 경쾌한 키음이 특징이고 많은 타이핑을 하는 유저가 선호
- 백축(넌클릭) 55g±20g : 갈축보다 조금 무게감있게 눌리도록 바꾼 방식
- 갈축(넌클릭) 45g±20g : 조용한 공간에서 사용할 수 있게 소음을 줄인 방식. 사무용 적합
- 적축(리니어) 45g±20g : 최근에 나온 방식이며 낮은 키압으로 소음이 적고 빠른입력 가능. 게이밍 적합
- 흑축(리니어) 60g±20g : 키압이 높고 반발력이 크다. 끝까지 걸리는 느낌이 없이 철컥철컥 타자기 같음
기계식 키보드 구매 고려시 반드시 알아야 하는 클릭 방식의 종류와 차이점, 적축 갈축 청축 제품들의 특징에 대해 알아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