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일상이나 취미를 기록하는게 좋아서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람도 있고, 애드센스 수익을 얻기 위해 부업처럼 접근하는 사람도 있다. 이런 블로거들을 바라보는 일반 사람들의 시선은 어떨까. 재미있는 게시글이 있어서 가져와봤다.
근로자의 날 포스팅
오늘 5월 1일은 근로자의 날이다. 오늘 병원, 학교, 관공서, 주식시장 등은 쉬는지 안쉬는지 궁금해서 검색해보는 사람들이 많다. 블로거는 트래픽으로 먹고살기 때문에 이런 사람들의 검색 수요가 포착되면 포스팅을 해서 유입을 시도하는게 당연하다.
포털에서 몇 가지 키워드로 찾아보던 중 눈에 띄는 글 하나를 발견했다.
은행이 문 여는지 쉬는지 찾아보고 싶어서 네이버에서 블로그 글을 검색했더니 답은 안말해주고 구구절절 쓸데없는 소리만 늘어놓으며 시간끌어서 짜증난다는 얘기였다. 그래서 유튜브에서 검색했는데 유튜브 영상 또한 서론이 길고 장황한 딴소리를 늘어놓는건 마찬가지라는 말.
여기서 표현해놓은 ‘블로그의 글’ 형태가 너무 와닿아서 웃음이 나왔다.
근로자의 날 은행이 쉬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근로자의 날은 무엇일까요? 부터 시작해서 쓸데없는 소리 나열하는 블로그 글들의 특징 ㅋㅋㅋㅋ
약간 찔리는게 나 또한 근로자의 날 포스팅을 하면서 유래부터 적고 그다음에 회사원 ,공무원, 은행, 병원 약국, 어린이집, 주식시장 순으로 휴무 여부를 적었기 때문이다.
블로그 쓰는 사람만 이해할 수 있는데, 막상 적으려고 하면 또 대충이 안되고 관련된 정보들을 찾아서 같이 요약 정리하고픈 욕구가 들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쓰면 꼭 기승전결 식으로 그 내용에 대해 자세한 TMI 까지 곁들이게 된다.
블로그의 낚시 어그로 실태
저 사람이 보고서 극혐이라고 한 것은 네이버 블로그이지만 사실 티스토리도 더 심하면 심했지 덜하진 않다. 심지어 진짜 필요한 알맹이 내용은 알려주지도 않고 (쓰는 본인도 모르고 일단 싸제껴야 해서 쓰고 본 글) 마지막에 해당 기관에 문의하면 된다는 식으로 맺어버리는 글들도 많다.
워드프레스로 가면 더욱 심각하다. 내용을 알려주는 척 서두에 말문을 열다가 갑자기 <병원 휴무 확인하기> 하고 대문짝만한 버튼을 배치해서 누르게 유도한 다음, 블로그 다른글로 내부링크를 연결해서 전면광고 수익을 얻으려는 곳들이 많다.
이런 곳들이 점점 많아지면서 본질에서 벗어나게 되면, 블로그 자체에 대한 인식이 더욱 부정적으로 변할 것이다. 나중에 가서는 tistory.com 주소만 봐도 뒤로가기를 눌러버리는 믿거티 (믿고 거르는 티스토리)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
워드프레스도 지금은 사람들이 뭔지 잘 모르지만 딱 봐서 낚시성 광고 사이트 만들어놨네 하고 피하는 학습이 될 수도 있다.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컨텐츠를 작성하고 그러면서 방문자와 광고주를 연결해서 약간의 수입도 노려보는게 애드센스의 본질이다. 하지만 중간에서 그 수익만 빼먹으려고 나몰라라 하고 저질스러운 꼼수를 남발하는 일부 때문에 전체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요점 핵심만 적는게 필요
그래서 한편으로는 방문자가 찾는 내용, 딱 그 핵심만 적는것도 필요하다. 구글 검색엔진은 비교적 그걸 잘 간파하는 편이다. 무조건 글자 수를 늘려서 양으로 밀어붙이거나, 쓸데없이 중간중간 이미지를 넣어서 가치있는 컨텐츠인 것처럼 위장하는 것이 통하지 않는다.
네이버나 다음은 아직까지 어느정도 먹히는 것 같다. 횡설수설하면서 중간중간 퍼온 이미지 몇 장씩 합성해서 의미없이 넣어놓은 글들이 상위 노출이 잘된다. 네이버는 그래도 예전 구글 느낌으로 조금씩 발전하는 모양새인데 다음은 최근 개편한 로직으로 티스토리 노출이 더 안되고 참 노답이다…
어쨋든 쓸데없는 소리보다 글의 주제에 맞게 포커스해서 도움이 되는 정보만 제공하는 글쓰기 노력이 필요할것이다.
어쩔 수 없는 딜레마
블로그를 쓰는 입장에서 어느정도 어쩔 수 없는 딜레마도 있다. 앞서 링크한 글의 글쓴이라 토로한 불만처럼, 근로자의 날 은행 쉬나요? 네 쉽니다. 딱 이렇게만 써놓으면 그 글 자체가 검색엔진에 노출이 안된다.
그런 간결한 답을 원했겠지만 아이러니하게 간결하게 쓴 글은 노출이 안되니 결국 근로자의 날 휴무 알아볼까요? 로 시작하는 글들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서로간의 괴리는 결국 검색엔진의 발전이 해결해주어야 할 숙제이다. 그동안 제대로 된 신뢰도 높은 정보를 제공해온 블로그라면, 정말 딱 필요한 답변만 간단하게 써도 잘 노출시켜주어야 한다. 그러면 쓸데없는 소리를 안하고 요점만 쓰는 블로그 문화가 정착될 것이다.
한편으로는 이런 간단한 질문들은 앞으로 챗GPT 같은 생성형 AI로 답변을 받게 될 것이다. 결국 빅스비나 시리의 상위호환인 셈인데, 요점만 간단히 단답식으로 듣길 원한다면 이런 인공지능 챗봇을 통하는 편이 훨씬 시간이 절약되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