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 쓰레기를 변기에 버리고 물을 내리는 건 잘못된 행동입니다. 사실 자신의 집 화장실만 안막히면 뭐가 문제냐 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대소변이나 음식물 쓰레기나 어차피 내려 보내면 똑같지 않냐고요. 안되는 이유들 말씀드릴게요.
변기배관 막힘
변기의 배관은 물이 수직으로 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S자로 생겼습니다. 사진으로 보여드리는 것이 빠르겠네요.

변기의 배관은 위와 같이 꼬불꼬불하게 생겼습니다. 마치 우리 몸속 창자와도 같은 형태로요. 이걸 S트랩 또는 U트랩 이라고 하는데요. 왜 굳이 이렇게 만들어 놨을까요? 이런 구조가 악취를 방지하고 분뇨의 역류를 막을 수 있는 기술입니다.
다만 이런 구조다보니 변기에 이물질을 투척하면 저 배관 사이를 넘어가지 못하고 걸리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죠. 대표적으로 고양이 화장실용 모래, 음식물 쓰레기(밥덩어리, 야채 등)이 있습니다. 오히려 요즘 휴지는 물에 잘 녹아서 휴지 때문에 막히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본인 화장실이 막힐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음식물 쓰레기 투척을 안하는 것이 좋습니다.
세대배관 막힘
변기에서 흘러간 물은 어떻게 이동할까요?

아파트 배관은 층과 층 사이의 좁은 공간에 설치됩니다. 따라서 일단 변기의 S트랩 통과해서 나간 후에도 수직으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거의 누워있다시피 해서 옆으로 흐릅니다.
각도가 완만하기 때문에 여기에는 평소에도 내려가지 않고 찌꺼기들이 남아있게 되는데요. 음식물 쓰레기까지 들어오면 어떻게 될까요?
어느 지점에서 조금씩 쌓이다가 동맥경화처럼 막히는 순간 화장실 물이 안내려가게 됩니다. 심하면 부글부글 역류까지 하겠죠.
이 세대배관이 막히면 뚫어뻥 같은걸로도 해결이 안되고 결국 사람 부르고 비싼 돈 주어야 하는 상황이 됩니다. 생각해보세요 저 바닥 밑의 배관까지 내시경으로 검사한 다음에 특수 공법으로 청소해야 하니까요.
공동배관 막힘
더 큰 문제는 이렇게 각 세대에서 모인 음식물 쓰레기와 이물질들이 아파트 라인의 공동 배관에 쌓이는 경우입니다. 하천이 모여 강을 이루고 바다로 나가듯이 각 세대 배관들도 공동으로 만나서 정화조로 들어갑니다.
그런데 정화조로 들어가는 공동배관 부분에 이물질이 덕지덕지 침적되어 막히게 되면, 저층 세대부터 화장실 변기가 역류하는 대참사가 일어납니다. 상상만 해도 끔찍하죠.
정화조 들어가는건 막혀있는데 각 세대에서는 계속 물을 내릴테니 그게 가지 못하고 쌓이다가 밑에 1,2층 세대로 역류하는 것이죠. 공동생활 규범 준수 차원에서라도 변기에 음식물이나 이물질을 버리지 말아야겠습니다.
환경오염
막히는 문제를 떠나서도 하면 안되는 이유가 있는데요.
변이나 음식물이나 유기 물질이라 정화조 가면 어차피 분해되고 똑같은거 아니야? 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음식물 쓰레기는 높은 염분으로 미생물에 의해 처리되는 정화조 내의 작용을 방해합니다. 또 변과 달리 완전히 분해되지 않고 나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흘러나가게 되면 결국 수질 오염이 생기게 되고 이것이 다시 하천을 오염시키고 우리가 먹는 물로 되돌아오게 됩니다. 아무도 보지 않는 내 집에서 행하는 사소한 행동들이 모여 우리 모두의 삶에 영향을 끼치는 것입니다.
음식물 쓰레기 올바른 처리방법은 국물만 싱크대에 붓고 건더기는 따로 봉투에 모아두었다가 종량제 쓰레기로 배출하는 것이 정답입니다.
본인 화장실 막히지 않기 위해서라도, 다른 세대에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서라도 앞으로는 변기에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지 말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