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프라인 N잡러 디지탈노마드 같은 말들이 유행하면서 초대장 제도가 없어진 티스토리로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블로그에 글을 올려도 돈이 된다더라 라는 소리에 혹해서 왔다가 흥하고 떠나는게 대부분이다. 대부분이 겪는 시행착오는 뭘까.
애초에 남의 돈을 먹는다는게 세상에 쉬운 일이 없다. 정말 남들보다 빨리 남들은 모르는 영역을 찾아서 꿀을 빨거나, 아니면 오랜시간 계속 쌓아서 장인의 실력을 키우거나, 그도 아니면 성실하게 많이 하는 수 밖에 없다.
그런데 블로그로 돈을 버는건 어디에 속할까? 아쉽게도 셋 중 어느 것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물론 벌고 있는 사람들은 분명히 있다. 연금형 블로그로 월세를 거두기도 하고, 직장인 월급만큼 제2의 수익을 내기도 하고, 직장인과 비교도 안될만큼 왠만한 사업가같이 월 수천을 버는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들에게 블로그는 위 세가지 요소가 모두 해당되는 나의 무대이다. 하지만 네이버 블로그에서 맛집 사진이나 올리다가 어디서 돈 된다는 소리를 듣고 티스토리 기웃거려도 그 돈이 나에게 떨어지는 일은 없다.
애초에 글을 써서 남한테 뭔가를 제공할 실력이 있는 사람이 흔한게 아니다. 건강 키워드가 단가가 높다며? 나도 써봐야지? 자 여러분 오늘은 오미자 효능에 대해 알려드릴게요. 대충 구글 네이버 검색순위 상단에 나온 글 10~20개 짜집기한 내용 효능 10가지 업로드. 이게 현실이다.
그런 글이 하나밖에 없으면 당연히 가장 좋은 품질로 모든 트래픽을 쓸어담으며 수익도 올라간다. 문제는 아무나 쓸 수 있고 너도나도 베껴대는 똥글이 지천에 널렸다는 것.
좀 써봐도 노출도 안되고 방문자도 없다. 당연히 수익도 안따라온다. 그 다음 생각하는 것은 도대체 어떻게 해야 애드센스로 돈을 번다는 거야? 아! 잘되는 블로그를 따라하면 되겠네~~
고단가 키워드로 검색해서 나오는 구글 상단 1위 블로그는 그 자체로 검증이 된 것이기 때문에 그런 곳을 보고 무슨 글을 썼나 뒤지며 따라한다. 그러면 성공할 수 있을까??
검색엔진은 그동안 이 주제에 대해 수많은 선배들이 제출한 과제를 검토한 적이 있는 선생님이다. 이 녀석이 어디서 베껴왔는지, 스스로 뭔가를 더 찾아서 썼는지, 아니면 정말 아무도 언급한 적이 없는 새로운 내용을 써왔는지 척 보기만 해도 안다.
포스팅을 과제 제출에 비유하자면,
- 복붙한 포스팅 ▶ 숙제 안했다고 친구껄 그대로 복사해서 제출 ▶ 보자마자 걸림 ▶ 중복문서
- 베껴쓴 포스팅 ▶ 숙제 안했다고 친구껄 놓고 토씨하나만 바꿔가면서 베껴써서 제출 ▶ 금방 걸림 ▶ 유사문서
- 짜집기한 포스팅 ▶ 여러 친구 숙제에서 이부분 저부분 뽑아서 짜집기해서 제출 ▶ 안걸릴수도 그러나 좋은 점수는 못받음 ▶ 상단노출 불가
- 뛰어난 포스팅 ▶ 기존에 제출되었던 숙제들보다 더 잘 정리하고 새로운 내용도 추가 ▶ 좋은 점수를 받음 ▶ 상위권 노출
- 유일한 포스팅 ▶ 그 어떤 다른 학생도 범접할 수 없는 최초이자 최고인 내용 ▶ 그에게 주어지는 우승 목걸이 ▶ 최상단 1순위
웃자고 비유해본 것이지만 대략 이렇게 비슷하다. 블로그라는 것이 비슷한 주제로 너도 나도 써서 내는 과제와도 같아서, 똑같은 내용을 수도 없이 검토하는 검색엔진 입장에서 더 나은 더 새로운 무언가가 없다면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렵다.
블로그 하면서 남의 것을 베껴서 성공하기도 어렵지만, 내 것을 베끼는 사람 때문에 고생하기도 한다.
1) 자신이 올린 내용들 수십개를 같은 주제로 포스팅 해갔다는 하소연. 그런데 이 경우는 애초에 본인에게 저작권이 없는 걸 자료공유 목적으로 올려놓은 것이기 때문에 제재할 방법도 없다.
포토샵 3개월 무료이용 가능한 프로그램이 배포되었다고 하자. 이 소식을 내가 먼저 접하고 올려서 조회수 꿀을 빨고 있었는데, 잘되는 걸 본 다른 사람이 더 정성껏 쓴 글로 상위노출을 빼앗아 갔다. 그래도 손가락 빠는 수 밖에 답이 없다는 것이다.
정말 자신이 전문직 급의 지식을 이용해서 글을 쓰는게 아니고, 어차피 자신도 다른 곳들 참고해서 쓴 글 또는 자료 공유한 것이라면 내용을 그대로 복붙하는 경우 아니면 제재할 방도가 없다. 애초에 내 머리에서 나온 컨텐츠가 아니니깐.
2) 교묘한 복붙은 이렇게 열심히 신고하면 제재를 먹일 수 있기는 하다.
그런데 여기서 또 한가지 의미심장한 점은 저런 블로그들 다 현재에는 새 글 업로드가 없어진 상태라는 점이다. 정말 99%의 블로그는 조금 깔짝대다가 방치된다.
그럼, 아예 프로그램으로 자동 포스팅 구현하는 것은 어떨까?
3) 보통은 자동포스팅 한다고 하면 혼자 조용하게 할 거 같은데, 이렇게 자세한 설명까지 써가며 올려놓은 곳들이 몇군데 보인다. 아마 프로그래밍은 전문가이지만 블로그와 다음 카카오의 마수에 대해서는 경험이 별로 없었던 거겠지.
처음엔 야심차게 하면서 애드센스도 달고 이대로 수익 일취월장 하나요? 싶다가 결국은 저품질 크리를 맞는다. 글 작성시 리캡챠 떴다는거 보니 스팸 블로그로 통누락 시켰나보네.
4) 신기하게 제재 안당하고 아직까지 꾸준히 자동포스팅으로 블로깅을 하는 곳도 있긴 하다.
이 밖에도 티스토리 블로거, 애드센스 노하우 오픈채팅방 같은데 보면 자동 포스팅 시도하는 사람들이 꾸준히 나타나는데, 대부분은 좀 하다가 같은 수순을 밟고 에잇퉤 하면서 떠난다.
자동 포스팅 툴을 만드는 프로그래밍 개발 실력은 블로거에게 정말 천금같은 소중한 기술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 전에 블로그의 특성과 검색노출 노하우, 애드센스 수익 비결같은 부분이 갖추어져야 더욱 진가를 발휘할 것이다.
그리고 진짜 자동으로 하려면 언제든 제재의 위험이 큰 티스토리 보다는 워드프레스를 따로 개설해서 하는게 맞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