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블리비언 뜻과 줄거리 해석, 결말 이후의 인류는…?

영화 제목인 오블리비언(Oblivion)의 사전적 의미는 ‘의식하지 못하는 상태’, ‘망각’ 이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영화의 줄거리를 끝까지 보다보면 반전이 나오게 되고 제목이 왜 오블리비언으로 했는지 알 수 있다.

다가오는 미래, 그렇다고 100년후도 아니고 고작 2070년대니까 그리 멀다고는 할 수 없다. 주인공 톰 크루즈의 나레이션으로 영화 오블리비언은 문을 연다. 

외계인 침공장면

외계의 침공으로 황폐화가 된 지구의 모습이 보여지는데, 유명한 건물인 미국 국방성 펜타곤 건물의 파괴를 비롯해 지구 곳곳 참사의 현장이 나온다. 아 이런 스케일 큰 거 좋아. 오랫만에 보는 SF블록버스터라 초반부터 기대기대

인상 깊은 점은 지구를 침략하기 전에 달을 먼저 파괴해 버렸다는 점이다. 행성파괴병기 같은 거라도 가지고 온 것일까. 

달을 파괴하고 온갖 자연재해로 혼란에 빠진 지구에 침략을 시작한 에일리언들. 그정도 테크놀로지를 보유한 외계세력에 어떻게 맞설까 싶은데, 역시 인간은 위대한 존재라 핵무기까지 사용해서 결국 침략자들과의 전쟁에서 승리한다.

구름 위 시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사용한 핵무기 때문에 방사능 오염으로 정작 지구는 인간이 살 수 없는 폐허가 되었고(이미 달 파괴만으로도 생태계 똥망이긴 하겠지만), 생존한 인류는 목성의 위성인 타이탄을 콜로니 삼아 이주하거나 일부는 우주정거장에 체류하고 있는 중이다. 

지구에 남아있는 것은 바닷물을 빨아들여 에너지원으로 바꾸는 수력설비를 관리하는 마지막 정찰팀 뿐이고, 톰 크루즈가 바로 그 역할을 하고 있다.

잭(톰 크루즈)와 동료 빅토리아(비카)는 위 사진에 보이는 집에 같이 살면서 침략세력의 잔당으로부터 수력설비를 보호하고 무인 전투로봇인 드론을 수리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와 구름위에 지어진 집이라니 정말 멋지다. 심지어 수영장까지 있을거 다 있고… 저런데 며칠만 살아보고 싶다.

잭과 빅토리아의 일상 업무
잭과 빅토리아의 일상 업무

잭(톰크루즈)과 비카는 동거하는 연인이면서도 임무를 함께 수행하는 동료이기도 하다. 비카는 집에 있는 상황실에서 정보전달 및 본부와의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고, 톰크루즈는 직접 돌아다니면서 드론을 수리하거나 침략세력의 잔당으로 의심되는 지역을 정찰한다던지 임무를 수행한다.

탐크루즈

그런 와중에 나오는 아날로그적인 액션은 어찌보면 SF블록버스터인 오블리비언의 스케일과는 조금 불협화음이 인다. 

미션 임파서블 같은데서 보여줬던 톰 아저씨의 겁나 열심히 달리는 액션도 아니고, 그렇다고 최첨단 무기들로 전투하는 것도 아니라서… 이런 미래 SF 주제인데 결국은 총인가 새로운 아이디어는 없는 건가?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제대로 된 전투씬이라고는 나중에 드론하고 추격전 벌이는게 전부라서, 오블리비언은 외계 침략자들과의 한판 승부를 펼치는 화려한 전쟁 이펙트보다는 침략자의 정체에 숨겨진 반전 스토리에 영화의 감상 포인트가 있다.

의문의 여인

매일 임무를 수행하며 반복되는 하루를 보내던 잭은 꿈에 나오는 의문의 여인과 외계침략 전의 과거 뉴욕의 모습에 점점 혼란스러워 하는데, 그러던 중에 꿈속에서 봤던 여인을 만나게 된다.

오블리비언은 앞뒤 줄거리가 조금 복잡하다. 결말까지 밝혀진 반전 내용을 시간순으로 한번 풀어서 써 보자.

오블리비언 스토리 해석

꿈에 나오는 연인은 잭의 아내 줄리아이며, 그들은 원래 꿈의 배경인 2017년의 뉴욕에 살았던 사람들이다. NASA의 비행사들로 우주선 오딧세이 호를 타고 목성의 위성인 타이탄을 탐사하는 임무를 수행하러 떠나게 된다. 

이 때 오딧세이에는 총 8명이 타고 있었으며 기장 잭, 부기장 비카, 그리고 대원중에 잭의 아내 줄리아가 포함되어 있었다.

캡슐에서 델타수면상태로 우주여행을 하다가, 의문의 우주선과 조우한 후 기장 잭과 부기장 비카가 먼저 깨어나 대응을 한다. 

지구의 NASA 본부에서 지휘하는 사람이 샐리였으며, 의문의 기체가 접근하여 도킹을 시도하자 위험을 느낀 잭과 비카는 아직 수면중인 나머지 대원들이 탄 우주선을 분리하고 두사람만 빨려들어가게 된다.

의문의 우주기체는 테트라고 하는 외계 기계(?) 같은 것인데 성간이동을 하면서 행성의 에너지를 빨아먹는 놈인데, 간츠에 나오는 능력을 가늠할 수 없는 상위 외계생명체처럼 인간의 과학으로는 이해불가한 차원의 존재라고 보면 될 듯 하다. 

테트는 달을 파괴한 후 잭과 비카를 복제하여 지구를 침략했던 것이고, 인류는 뜬금없이 실종되었던 NASA의 대원이 수천 수만 복제되어 나타난 군대에 의해 초토화되는 것이다.

인간들은 어찌된 영문인지 알때까지 정신을 차릴 수 없었을 것 같다. 맞서 싸워봤자 적의 본체가 아닌 복제인간 소모품일 뿐이고… (우주에 있는 테트 본체를 공격할 생각은 못했었을까) 

정신을 차릴 때 즈음에는 고급 무기로 무장한 복제 잭 부대에 의해 이미 대부분의 인류는 멸망해버린 상태이고 소수만 살아남아서 힘겨운 저항을 해나간다. 

저항세력

전쟁 이후 테트는 수력설비를 건설해서 바닷물을 빨아먹으며 지구의 에너지원을 뽑아가고, 드론들을 운영하며 살아남은 잔존 인류의 저항세력으로부터 설비를 지키고 그들을 제거하기도 한다.

이 드론들을 수리하고 운영하는 역할 역시 복제한 잭과 비카를 이용해서 하고 있으며, 복제인간들은 기억이 지워진 채 자신들은 인류의 마지막 잔류부대인걸로 알고 있다.

잭과 비카는 기억이 지워진 채 인간들은 타이탄이나 우주정거장으로 이주하였고 자신들은 지구에 남아 마지막 에너지원 확보를 위해 수력설비 운영을 서포트하는 정찰대라고 믿고 살아간다. 

그러다 잭이 어느날 꿈에서 봤던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을 발견하게 되고, 거기에는 타워를 안테나 삼아서 송출되는 신호가 있었다. 그 신호가 가리키는 지역에 오딧세이 호와 수면 상태의 대원 6명의 캡슐이 떨어진다.

저항세력과의 만남

잭은 인간이 들어있는 캡슐을 사살하는 드론으로부터 줄리아를 지켜내고, 아내였던 줄리아와의 과거 기억이 조금씩 떠오른다.

그러다 침략자들에게 잡힌 후 대장 말콤(모건 프리먼)을 만나 그가 믿고 있던 이 세계에 대한 의문을 품게 되고, 방사능 위험구역에서 자신과 똑같은 모습의 요원 52를 만나게 됨으로써 마침내 그동안 속고 있었던 진실을 깨닫는다. 

그리고 뭐 결말이야 원자로 갖다가 테트 터뜨리는 뻔한 식이고…

과거 아내와의 만남
과거 아내와의 만남

기억이 돌아오고 자신이 외계의 존재 테트가 만든 복제인간 중 하나라는 것을 알게된 잭도 그렇지만, 아내 줄리아도 참 황당할 법 하다. 우주탐사하러 수면상태로 갔었는데 깨어나보니까 완전 미래시대에 지구멸망해있고 남편은 기억잃은채 비카랑 붕가붕가 하면서 살고 있고 얼마나 어이없었을까.

영화의 제목인 오블리비언이 바로 이렇게 진실을 인식하지 못한 채 테트의 꼬붕으로 오히려 인류를 멸하는 행위를 돕고 있는 잭과 비카의 상태를 나타내는 단어이다. 

에일리언이나 인간과 비슷한 외계 생명체가 침략을 해오는 기존의 지구멸망 영화보다, 이렇게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어떠한 존재에 의해서 어느날 갑자기 대재앙이 들이닥칠 수 있다는 설정이 신선하다.

탐크루즈

역시나 아찔한 곳을 좋아하는 대역없는 톰아저씨

탐크루즈

원자로로 테트를 파괴한 이후에 인류는 어떻게 살아갈지도 생각해보았는데, 왠지 인간의 특성상 또 부족과 파벌을 나누면서 다시 진화를 해나갈 것 같다. 다만, 수많은 잭과 비카들이 지구 곳곳에 있을텐데 일단 걔네들은 엄청난 혼란을 겪겠지;; 줄리아는 남편을 여러명 거느리는건가 ㅋㅋ

결국은 잔존인류세력과 복제인간세력으로 나뉘어서 또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싸움을 하지 않을까 싶다. 인간이란 원래 그런 존재니깐. 

그리고 달이 파괴된 후의 지구환경에는 인간이 가장 적합하게 적응할지 모르고 공룡같은 다른 진화된 생명체가 지구의 왕이 될 수도 있겠지. 매력적인 반전으로 두뇌회전을 시켜준 영화, 오블리비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