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집에서 쓰던 청소기 기억나시나요? 집집마다 요런 형태 청소기들 하나씩은 있었죠.
밥통같이 넓적한 본체에 긴 막대기가 연결된 유선 청소기였습니다. 전기 코드줄도 길어서 꼽아놓고 이 방 저방을 돌며 청소하다가 다 끝나면 본체의 버튼을 발로 밟아 전기 코드줄이 후루룩 하면서 감겨오던 기억이 나네요 ㅎㅎ
그것도 재밌긴 했지만 아무래도 요즘 청소기는 역시 무선청소기, 특히 강력한 모터로 회전시켜 먼지를 걸러내는 싸이클론 방식이 대세가 아닐까 합니다.
싸이클론 방식 청소기란?
기존의 진공청소기는 모터가 날개를 돌리면 청소기 내부의 공기가 밖으로 빠져나가면서 밖의 공기와 오물을 청소기 안으로 빨아드리는 원리였습니다.
이렇게 들어온 먼지와 오물은 청소기 안에서 공기와 분리되는데요. 종이봉투를 이용해서 공기는 통과시키고 먼지만 걸러내는게 전통적인 진공청소기의 방식입니다.
이러한 방식의 문제는 먼지봉투의 공기 구멍이 점점 막히며 청소기의 흡입력을 떨어지게 한다는 것입니다.
반면에 싸이클론 방식은 먼지봉투를 사용하지 않고 실린더 내에서 원심력을 이용하여 먼지와 공기를 분리합니다.
청소기 안으로 빨려든 먼지는 공기와 함께 깔때기 모양의 실린더로 들어옵니다. 이 때 깔때기 표면에서 점점 가속도를 받으면서 빠른 속도가 되고 상대적으로 큰 원심력을 받는 먼지 알갱이들은 실린더 끝으로 모입니다. 공기는 다시 돌아서 배출이 되고요.
바다의 소용돌이를 상상해보시면 되겠습니다. 물살은 그대로인데 배만 빨려들어가는 모습과도 비슷하다고 할까요? 이러한 싸이클론 방식은 먼지 봉투가 없기 때문에 흡입력이 떨어지지 않고 강력한 청소 능력을 유지할 수 있답니다.
그래서 저희도 이번에 5년 가까이 사용해온 삼성 파워스틱 청소기를 처분하고 싸이클론 방식의 강려크한 무선청소기로 바꾸어 보았습니다.
쿠쿠 인스퓨어 파워클린 개봉기
아니 쿠쿠에서 밥솥이 아닌 청소기를?? 네 조금 황당하실 수도 있는데요. 밥솥명가인 쿠쿠에서도 이 싸이클론 방식의 무선청소기를 출시했습니다.
기존에 싸이클론 청소기 시장을 선점한 다이슨이라던지 LG의 제품들이 다소 고가인 단점이 있었죠. (심지어 100만원 넘는 라인업도…ㄷㄷ) 그래서 보다 합리적인 가격대에서 성능좋은 제품을 내놔보자 하고 나온것이 바로 이 쿠쿠 청소기입니다.
사실 알고보니 쿠쿠에서 딱 밥솥만 만드는건 아니더라고요. 인스퓨어라는 청정 생활가전 브랜드로 제품들이 나온게 있습니다. 공기청정기, 정수기 등… 그 라인업의 확장으로 청소기 시장에도 진출한거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이 쿠쿠 인스퓨어 파워클론 무선청소기는 (제품명 CVC-A1420UG) 정가 342000원에서 할인 들어가서 286000원에 구매를 하였습니다. 21년 4월 구매제품인데 2년가량 지난 지금은 20만원 선까지 가격이 떨어졌네요.
이정도..? 라면 좀 고려해봄직한 가격대가 아닐지요. 60만원 100만원 하는 브랜드 청소기에 비하면 가성비 면에서는 단연 우수합니다.
자 이제 인스퓨어 파워클론 청소기 상자를 개봉박두 해보겠습니다. 뭔가 박혀있는 부품이 이것저것 많아요.
다 꺼내놓고 보니 이만큼이나 됩니다. 아이고 이게 다 뭐여. 어떻게 조립할지 살짝 감이 안잡혀서 잠시 멍때리고 있었습니다.
그와중에 청소기 헤드부분 두개는 아들내미 손으로 들어가 바로 장난감이 되어버렸네요. 입으로 부웅~ 부웅~ 하고 진공청소기 소리를 내면서 바닥을 미는 귀여운 아기를 잠시 기다리다가…
본격적으로 청소기를 조립해봅니다. 이 핸디형부분이 너무 멋지게 생겼어요 손에 잡으니 무슨 SF만화에서 보던 미래무기같은 느낌입니다.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일본만화 간츠에 나오던 중력무기 gravity gun 이네요.
이런거요~ 청소기 리뷰 포스팅을 쓰다가 갑자기 간츠 만화 짤방까지 찾고 있었네요 ㅋㅋ
무선청소기인만큼 배터리의 성능이 아주 중요합니다. 쿠쿠 파워클론은 25.2V 배터리를 장착할 수 있는데요, 일반 모드로 최장 35분, 파워모드로 최소 7분을 돌릴 수 있는 용량이라고 합니다.
가장 센 파워모드까지 쓸일은 잘 없으니 일반적으로 10분 전후 청소하는데는 큰 무리는 없을거로 생각됩니다.
이제 청소기 부품을 조립해볼게요. 흡입구 헤더는 이렇게 두 종류가 있는데 오른쪽이 보통 바닥 청소할 때 사용하는 융브러쉬 이고요. 왼쪽은 침대나 이불위를 청소하는 용도인 침구 브러쉬 입니다.
융브러쉬를 보면 이렇게 바닥이 털처럼 되어있어서, 카페트나 매트 위를 청소할 때 사이사이 끼어있는 먼지들을 잘 빨아올려 줍니다.
침구 브러쉬는 이렇게 생겼는데 요 모양이 원래 알고 있던 기존의 청소기랑 비슷한 형태에요. 침구는 이렇게 생긴걸로 문대주어야 이불이 청소기 흡입구로 빨려들어와서 턱 하고 막혀버리는 일이 없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틈새 청소용 흡입구를 연결할 수도 있습니다. 바닥, 침구, 틈새 총 3종류의 헤드를 부착해서 용도에 따라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손으로 잡으면 총처럼 방아쇠 부분이 동작 스위치가 달려 있습니다. 정말 무슨 무기 사용하는 느낌이 나서 재밌더라고요 ㅋㅋ
바닥청소용 융브러쉬를 장착한 모습. 실제로 이렇게 장착해서 들고 청소를 하면 약간 무게감은 느껴집니다.
정말 팔이 가늘고 여린 힘이 하나도 없는 여자분이라면 청소기를 살 때 무거운지도 고민을 하실텐데요. 그런 분에게는 약간 무겁다고 느껴질 수 있을거 같아요.
보통 사람 수준, 남자라면 전혀 상관없는 정도이고요. 체중계로 직접 무게를 달아보니 2.8kg 정도 나옵니다.
이불위 청소용 침구브러쉬를 장착한 모습. 앞쪽이 가볍고 날렵해진 느낌입니다.
쿠쿠 무선청소기 기능과 동작
이제 청소기의 기능적인 면을 살펴보고 실제로 동작을 시켜볼게요.
쿠쿠 청소기 한가지 특징은 이 융브러쉬 목(?) 부분이 앞뒤좌우 자유자재로 움직이도록 설계되어 있는 점입니다. 실제로 바닥을 밀며 청소할때 각도에 제약이 느껴지지 않고 팔이 움직이는 대로 슥슥 밀려서 그점이 좋았어요.
파워모드로 최고단계로 돌리면 소음은 상당한 편입니다. 이이이이잉~~~~ 하면서 시끄럽게 돌아가요. 뭐 하지만 원래쓰던 파워스틱이라던지, 다른 청소기도 이정도는 난다고 봅니다.
거치대에 청소기 본체를 걸어놓은 모습입니다.
거치대가 좋은게 전원을 연결해놓으면 이렇게 윗부분에 부착되는 배터리 쪽까지 전기가 흐르도록 되어있어 충전이 됩니다. 배터리를 따로 분리해서 아래 자리에 꼽아도 되지만, 그냥 청소기 스틱을 세워놓기만 해도 충전이 되니 탈부착 할 필요가 없어 편리하더라고요.
다만 이 제품은 거치대에 걸어놓지 않고 그냥 청소기만 덜렁 세워놓으면 스스로 서있지는 못합니다. 아까 말했듯 융브러쉬 헤더 부분이 자유자재로 움직이기 때문에 딱 바닥에 고정해서 세워놓을 수 있게 되어있진 않아요. 방 한쪽 구석에 거치대 놓고 전원 연결해 준 뒤 안쓸때 걸어놓으면 충전 겸 보관을 할 수 있습니다.
청소기까지 만드는 줄 몰랐는데 쿠쿠에서 나온 것도 생각보다 쓸만하네요. 한번 시험삼아 돌려보고 싸이클론 방식이 마음에 들어서 바로 원래 쓰던 청소기는 처분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당근 고고
이래서 가전제품 좋은걸 사나봐요 한동안은 청소할 맛 뿜뿜 나서 집안 여기저기 밀고 다닐 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