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2008년 티스토리 초창기에 작성했던 블로그 수익에 대한 글이다. 그시절 썼던 글에는 무슨 생각을 담고 있었는지, 흑역사 같기도 하지만 지금 생각과 비교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 싶어서 다시 올려본다.
블로그 운영하고 돈도 번다?
솔깃한 이야기이다. 기왕 블로그 쓰고 있는거 돈도 벌 수 있다면 금상첨화가 아닌가. 어떤 방법으로 그것이 가능한지 살펴보자.
먼저 첫번째는 블로그에 광고를 실어서 그 효과에 따라 수익금을 분배받는 방식이다. 구글의 성장동력인 애드센스가 이에 속하고 기타 배너광고도 해당된다고 볼 수 있겠다. 방문자가 많은 블로그에 광고를 설치하여 직접적인 노출과 트래픽 유도를 시도하는 것이다.
두번째는 블로그 마케팅 전략이다. 제품을 구매함에 있어서 기존 사용자의 리뷰나 체험기는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는데, 이런 경우에 제품의 이미지 향상을 꾀할 수 있도록 ‘많은, 긍정적인’ 관련 포스팅을 창출하는 것이다. 물론 대가는 돈이다.
그렇다면 이런 새로운 마케팅 흐름이 정말 블로거의 수익을 보장해주고 또한 효과있는 광고전략일까.
부인할 수 없는 낚시의 본성
본인의 특기나 전문분야를 살려 양질의 컨텐츠를 제공하고 이를 찾는 트래픽을 활용하여 광고수익도 노린다. 본래의 이런 좋은 취지는 수익모델을 쫓는 순간 변질되는 경우가 많다.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를 쓰는것에서 점점 남이 찾는 이야기를 쓰게 되기 때문이다. 극단적으로 비유하면 낚시와도 같다.
물론 (광고노출이 있건 없건 간에) 파워블로거라는 이름에 걸맞는 훌륭한 블로그들이 많이 있다. 하지만 대다수의 일반인들은 이러한 블로그를 꾸리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정말 특정한 전문분야에 해박하지 않고선 쓸 거라고는 일상얘기나 관심사 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료를 퍼오게 되고 이슈거리에 대한 포스팅을 위주로 하게 된다.

어떤 블로그에서 큰 수익을 낸 사례를 소개하는데 내용이 이랬다. 옥션 개인정보 유출사건 당시, 신용정보 관련회사를 슬쩍 소개하는 포스팅을 하여 400여만원의 수익을 올렸다는 것이다.
과연 이것이 정말 유용한 정보의 제공이라고 할 수 있을까. 게다가 이 내용을 당당히 소개해 놓았으니, 방문자로써는 짤방에서처럼 파닥파닥 낚인 고기가 된 심정을 받았을 법도 하다.
즉, 광고를 게재하던 않던 블로그의 본질을 충실하게 유지하는 사람은 소수이고, 방문자를 신경쓰게 되면 결국 이슈성 포스팅과 낚시방법 연구에 골몰하게 된다는 점이다. 이는 결국 해당 블로그의 이미지 저하와 광고주에게도 악영향으로 돌아간다.
수익은 아무나 내나

애드센스로 1억원 수표를 받은 해외 블로거의 사진이다. 이처럼 전업 블로거도 등장하고 많은 성공사례가 전파되면서 마치 누구나 하면 되는 양 쉽게 보이는 부분이 있다.
나도 네이버 블로그를 쓸 당시 방문자 수가 일 2000명을 넘기도 했었는데, 그만큼 방문자수를 유지하려면 최소한 2일에 한번정도는 충실한 포스팅을 해야한다.
애드센스 수입을 내려면 네이버 블로그로는 안되고 다음이나 티스토리같은 설치형 블로그를 써야 하는데, 대충 계산을 해보면 일방문자 천명은 넘어야 그나마 십만원대 이상의 수표를 손에 쥘 수가 있다.
애드센스 광고수익의 성공사례로 꼽히는 블로거들을 보면, 다음의 블로거 뉴스를 통한 트래픽 확보가 비중이 높다. 여기에 또 어려움이 있는 것이, 글도 잘 써야 하고 항상 최신 이슈에 신속하게 대응해야 하며 베스트로 올라가지 않는 이상 쓰나마나다.
기존에 꾸준하게 베스트글에 오르며 입지를 굳힌 사람들 품을 파고들어가기란 결코 쉽지 않다. 보면 알겠지만 무수히 많은 글이 올라오기 때문에 거기에서 추천을 받기란 사실상 불가능하고, 블로그 애독자가 많아서 추천 눌러주는 사람들이 있어야지만 가능하다. 신생 블로거한테는 그림의 떡.
처음 블로그를 꾸려가면서 그러한 성공사례처럼 수많은 방문자를 확보하고 짭짤한 수익을 바란다면 정말 뜬구름잡는 이야기이다. 많은 이들에게 양질의 정보를 제공할만한 특기분야가 있는 것이라던가, 노하우가 있어서 단시간에 블로그 활성화를 꾀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수익은 바라지 않는 것이 낫다.
흔히 볼 수 있는 블로거 관련 팁 글들을 보면 몇개월 정도 이러이러한 요령으로 꾸준히 하면 될 것이다, 라고 하는데 과연 월 10만원 수익을 위해서 몇달동안 블로그에 매진할 가치가 있는가는 생각해볼 문제이다.
결론 : 본업에 충실하자
정말 블로그에 취미가 있어서 꾸려나가는 것이라면 복권 사는 심정으로 기대없이 광고를 달아놓는 것은 좋을 것 같다. 하지만 광고수익을 노리고, 성공사례를 쫓아서 블로그를 한다면 결코 그만한 노력에 대한 보답이 있진 않을 것이다. 자신의 본업이 가장 중요하고 블로그는 취미 이상이 되어선 안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블로그를 운영한다는 것 자체는 매우 매력적이고 좋은 경험이다. 단지 수익모델을 쫓기 위한 목적으로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결과도 나쁠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운영해오다가 그쪽으로 목적이 변질되는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그냥 개인적 취미로 블로그를 운영하더라도 꾸준히 방문자는 늘게 되어 있으며, 요즘은 블로그마케팅이 활발해지는 추세라 간혹 광고제의를 받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그런 경우에나 용돈버는 셈치고 하면 본래의 취지가 제대로 살아난 바람직한 경우라고 보여진다.
처음에 블로그를 시작했던 이유, 나의 일기와 사진들을 기록하고 내가 아는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 블로그는 결국 나 자신을 위한 것이다. 그것은 가치평가금액 같은걸로 매길 수 없음이 분명하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이런 헛소리 할 게 아니라 오히려 이때부터 본업에 충실하지 말고 여러 가능성을 끊임없이 물색하며 파이프 라인을 뚫었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