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 적축 기계식 키보드 개봉기 보급형도 쓸만하네

매장에서 기계식 키보드를 눌러보고 그 황홀한 타격감에 반해 하나 구매하기로 마음먹었다. 20만원 육박하는 타자기 느낌나는 고급 제품이라 부담스러워서, 입문용으로 가성비 끝판왕 샤오미 제품을 써보기로 했다. 조금은 시간이 지난 후기이다.

제품명 MK01이라는 샤오미 기계식 키보드 초기 모델이다. 샤오미 홈페이지에 보면 중국 판매가가 나와있는데 289위안이다. 한국 돈으론 5만원 선이다. 중국어 제품 명칭은 小米 悦米机械键盘 (yuèmǐ jīxiè jiànpán) 라고 한다.

샤오미 키보드 가격

이제는 샤오미 제품들의 수입이 워낙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어서 국내에서도 쉽게 구입할 수 있다. (약간의 웃돈만 얹으면…) G마켓에서 55900원에 구입을 하였다. 중국 현지 구매가보다 약 만원정도의 웃돈을 얹어서 구매한 셈이다.

한국에서 정식발매를 한건가? 국내에 샤오미 공식대리점들이 있기는 하고, 오프라인매장에서 판매하는 기계식키보드 가격은 58900원인 것으로 확인된다. 근처에 대리점이 있다면 발품을 좀 팔면 인터넷에서 수입해서 판매하는 곳들보다 싸게 살 수 있을것이다.

지금은 샤오미 뿐만 아니라 여러 브랜드들에서 가격이 많이 낮춰진 보급형 기계식키보드들을 판매하기도 한다. 처음부터 레오폴드 같은 너무 고가의 장비를 사기보다는 직접 매장에서 타건도 해보고, 적당한 가격대 제품으로 먼저 사용해보길 권한다.

기계식 키보드란?

키보드 해부도

이렇게 각 키별로 누르는 스위치가 따로 있는 방식을 말한다. 원래의 키보드는 이 방식에서 시작되었는데, 현재 우리가 쓰는 대다수의 저렴한 키보드들은 고무패킹을 눌러서 밑에 회로의 전기 on/off를 통해 신호를 전달하는 멤브레인 키보드 방식을 사용한다.

즉 저렴한 보급형에는 멤브레인 키보드 방식의 기술이 절대적인데, 키감과 내구성에는 기계식 키보드 방식이 우수하다. 대신 소리가 크고 무거운 특징이 있어 사용하는 용도에 따라 결정을 해야 한다.

샤오미 기계식키보드에는 TTC 적축이 사용되었다고 소개되어있다. TTC 라는 것은 기계식 키보드의 핵심인 이 키스위치 부품을 만든 회사를 말한다.

기계식 키보드의 핵심은 바로 이 키축인데, 크게는 적축 갈축 청축으로 나뉘고 각각 구분감과 압력, 소음, 타건감에 차이가 있다. 세분화해서 보면 훨씬 더 다양한 종류가 있다. 각각의 특징들을 살펴보고 자신의 상황에 맞는 축을 찾는게 중요하다.

샤모이 키보드 언박싱 개봉후기

이제 샤오미 기계식 키보드를 개봉해보자. 역시나 샤오미답게 최소화된 포장으로 되어있다. 군더더기 없이 키보드랑 케이블 덜렁있고 설명서 한장 끝이다.

키보드 위에 보호덮개가 씌워져있는데, 이거는 버리지 말고 평소에도 안쓸때 덮어놓으면 먼지방지용으로 좋다. 보통 쓰는 물렁물렁한 실리콘 키보드덮개 그런게 아니라 플라스틱으로 된 딱딱한 덮개이다. 평소에는 벗기고 써야한다.

매뉴얼에는 간단한 설명이 적혀있다. 사진만 찍고 버렸는데, 펑션(Fn)키와 위아래를 누르면 키보드의 LED빛 세기를 조절할 수 있고, 펑션(Fn)키와 윈도우 키를 누르면 윈도우키 사용을 on/off 할 수 있다.

사용안함 상태에서 윈도우키는 붉은색으로 점등된다. 대소문자를 바꿔주는 캡스락(Capslock) 버튼도 켜져 있으면 붉은색으로 점등된다. 스크롤락(Scroll lock) 버튼도 마찬가지.

설명서는 이게 끝이다. 사실 키보드에 무슨 설명이 필요하랴. 근데… 스크롤락 키의 용도는 오른쪽 숫자키패드를 방향키로 사용하는 기능을 켜고끄는 것인데, 샤오미 기계식키보드는 숫자키패드가 없다. 스크롤락 키가 필요한지 조금 의문

키보드는 이렇게 생겼다. 그동안 검은색을 쓰다가 하얀색 키보드를 보니 눈처럼 깨끗하게 느껴진다. 위에서도 말했듯이 샤오미 기계식키보드는 숫자키패드가 없는 총 87키 구성이다. 그리고 자판에 한글표시가 있는 것은 주문할때 선택할 수 있다.

딱 필요한 기능만 제대로 갖춰서 합리적으로 내놓는 샤오미다운 모양이다. 다만 기계식 키보드는 샤오미 치고 가격이 비싼게 아닌가 싶기도 한데, 그래서인지 한국 중국에서 인터넷 후기들을 보면 호불호가 조금 갈린다.

내 생각에는 최저가 제품은 아니지만 이 가격대의 다른 제품들보다는 확실히 우수하다. 샤오미의 ‘저가 이미지’에 비해 가격이 셀 뿐이지 ‘가성비’를 논한다면 역시 합격이다.

쓰다보니 한가지 단점을 느꼈는데, 이건 내손에만 안맞는 부분인지 모르겠다. 한글과 영어 변환을 하려고 한/영 키를 종종 누르는데, 오른손 엄지로 누르는 습관이 있어서 자꾸 스페이스바가 눌리게 된다. 스페이스바가 짧고 한영키가 오른손 엄지에 위치해 있었으면 나한텐 편하지 않았을지… (키보드 모양은 이상해졌겠지만)

본체는 알루미늄 합금이라 굉장히 묵직하다. 바닥에 놓으면 절대 끌리지 않고 안정적인 타이핑을 할 수 있다. 정식으로 수입해서 파는건가보네 스티커에 보니까 AS도 받을 수 있다고 되어있다.

지지대를 세우고 놓으면 이런 모습. 지지클립도 일반 멤브레인 만원짜리 키보드와는 확실히 다르다. 무거운 알루미늄합금 본체를 지탱해야 하기 때문에, 탄탄하고 미끌리지 않는 재질로 마감처리가 되어있다.

동봉되어 있는 USB 케이블. 무선은 아니다. 무선으로 만들면 가격이 더 올라갔을테니 차라리 이렇게 유선으로 하고 기계식키보드의 기능에만 충실한 것이 낫다.

LED 점등과 타건감 소음

컴퓨터에서는 별도 절차없이 자동으로 인식되어 바로 사용할 수 있다.

홈에 끼워주면 이렇게 LED 불이 들어온다. 나는 기계식 키보드가 처음이라 이것도 예쁘고 신기했는데, 확실히 피시방에서 사용하는 고가의 제품들에 있는 형형색색 현란한 빛깔에 비하면 심심하긴 하지.

다만 확실히 말할 수 있는건 기계식 키보드 입문용으로 합격인거 같고 비슷한 가격의 다른 제품들보다 키감이 만족스러워서 가성비는 좋다는 것이다. 적축답게 기계식 키보드의 타격감은 살리되 소음은 그리 심하지 않은 선으로 타게팅한 제품이다.

기계식키보드 리뷰의 가장 핵심은 타격감이 어떤지를 잘 전달하는 것인데, 유튜브 영상을 하나 가져왔다.

위 영상에서도 코멘트 되어있듯이 실제로는 이렇게 보는 것보다 타격감은 더 손끝에 전달되는 느낌이다. 키가 끝까지 눌렸을 때 손끝에 느껴지는 척 하는 반동이 기분좋음. 소음은 영상에서 보는 것과 비슷한 것 같다. 일반 멤브레인 키보드 덮개없이 치는 것보다 조금 더 심한느낌

매우 만족스럽게 사용중이며, 기계식 키보드 매니아가 될 생각은 없으니 샤오미 제품으로 한 5년은 무난하게 잘 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