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3일 밤, 대한민국을 뒤흔든 비상계엄 선포. 그날 밤 유일하게 사표를 던진 공직자가 있었다. 바로 류혁 법무부 감찰관이다. 하지만 그를 둘러싼 진실은 생각보다 복잡하다. 과거 윤석열 검찰총장을 구해준 ‘일등공신’이었다는 폭로가 나오면서, 복잡한 해석이 오가고 있. 계엄의 밤에 양심을 보여준 것일까, 아니면 침몰하는 배에서 재빨리 뛰어내린 것일까.
류혁 법무부 감찰관 내란의 밤 사표 던진 유일한 공직자
2024년 12월 3일 오후 10시 23분,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그 순간 전국의 공무원들은 비상소집령에 따라 청사로 향했다. 하지만 단 한 명, 오직 한 명만이 반대 방향으로 걸었다.
류혁, 바로 그 주인공이다. 1968년생인 그는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공학도였지만 1994년 제36회 사법시험에 합격하면서 법조인의 길로 들어섰다. 사법연수원 26기로 1997년 서울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지만, 2005년 돌연 삼성전자로 이직해 법무팀 상무보까지 올랐다.
검찰-삼성-검찰-변호사-법무부 감찰관으로 이어지는 그의 여정은 예측 불가능했다. 2019년 8월 검찰에서 완전히 손을 뗀 후 변호사로 잠시 활동하다가, 2020년 7월 법무부 감찰관이라는 요직에 앉게 됐다.
12월 3일 밤, 법무부 청사에서 벌어진 일 🌙
“원래 운동하는 걸 좋아해서 새벽 운동을 나간다. 그래서 저녁 10시 전에 잠자리에 들었는데…” 류혁의 증언은 평범한 일상에서 시작된다. 오후 10시 40분쯤 가족들이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며 확인해보라고 했고, 그제야 계엄 선포 소식을 들었다는 것이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건 계엄사령관의 발언이었다. “국민을 상대로 체포영장 없이 구금, 재판, 처단할 수 있다”는 말을 듣는 순간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그는 회상한다.
마포 자택에서 과천 청사까지 약 30분. 그 짧은 시간 동안 그는 고민했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명확했다 – “따를 수 없다.”
시각 | 상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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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23 | 비상계엄 선포 |
22:40 | 가족을 통해 상황 인지 |
23:30경 | 마포에서 과천으로 출발 |
24:00 | 법무부 청사 도착, 회의 거부 |
00:09 | 사직서 제출 완료 |
박성재 법무부 장관이 주재하는 계엄 관련 회의실에 들어선 순간이 분수령이었다. “혹시 계엄 관련 회의입니까?”라는 질문에 “그렇다”는 답이 돌아오자, 그는 더 이상 망설이지 않았다. “계엄 관련 지시나 명령은 따를 생각이 없다”며 회의실을 박차고 나온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 만들기 일등공신? 충격적 과거 폭로 😱
하지만 여기서 놀라운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이 폭탄 발언을 터뜨린 것이다. “윤석열 검찰총장을 대통령 만들기 일등공신이 지금 얼굴을 싹 바꾸고 각종 매체에 영웅인 양 인터뷰하고 있다”며 “내란의 밤에 사표낸 그 사람”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2020년 11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징계하려 할 때 류혁은 이를 막아선 핵심 인물 중 하나였다는 것이다.
당시 법무부 감찰위원회는 총 11명 중 7명이 참석해 만장일치로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 “대상자에 대한 징계청구사유 미고지 및 소명기회 미부여 등 절차의 중대한 흠결로 인해 징계청구, 직무배제, 수사의뢰 처분은 부적정하다.”
▲ 2020년 윤석열 징계 반대 → 2022년 윤석열 정부에서 감찰관 유지 → 2024년 계엄에 반대
이런 맥락에서 류혁이 윤석열 정부 출범에 기여했다는 비판을 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정권이 바뀐 2022년에도 법무부 감찰관직을 계속 유지할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다.
언론 출연 러시와 쏟아지는 시선 📺
계엄 사태 이후 류혁은 각종 언론에 출연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MBC, CBS, 오마이뉴스 등 주요 매체들이 앞다투어 그를 인터뷰했고, 많은 사람들이 그의 용기를 치하했다.
하지만 뒤늦게 윤석열 일등공신이라는 평가도 더해지면서 평가가 오락가락 하는 분위기다.
주요 비판 지점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과거 윤석열 옹호 행적에 대한 해명 부족
- 계엄 이후 각종 매체 출연으로 영웅 이미지 구축
- 정치적 계산에 따른 ‘편 갈아타기’ 의혹
- 진정성 있는 신념인지 기회주의인지에 대한 의문
당사자의 해명
류혁 본인은 논란이 커지자 해명에 나섰다. 우선 윤석열과의 관계에 대해선 “기수로 선후배 관계라고 할 수는 있어도 연수원 큰 식당에서도 밥 한 번 먹어본 적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나는 문재인 대통령 시절 추미애 법무부 장관 때 임명된 사람”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럼에도 과거 윤석열 옹호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때 당시 절차적인 면이나 실체적인 면에서 좀 더 신중하고 차분하게 진행했어야 된다는 점에 있어서는 아직도 생각을 못 바꾸고 있다”면서도, “모든 상황이 다 밝혀지고 난 상황에서 보자면 역시 부족한 사람이었구나라는 생각 때문에 할 말이 없다”고 토로했다.
결국 ‘내란의 밤에 사표낸 사람’ 류혁은 단순한 영웅도, 완전한 기회주의자도 아닌 복합적 인물로 보인다. 과거엔 윤석열을 구해줬지만 계엄이라는 극한 상황에서는 최소한의 양심을 보여준 셈이다. 하지만 그 영웅 서사에 대한 의구심과 비판의 목소리도 여전히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