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의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지역사회 노인여가복지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해온 경로당이 존폐 위기에 놓이고 있다. 지금까지 7만여 개에 달하는 전국의 경로당은 노인들의 소통과 교류의 장으로서 중요한 사회안전망 기능을 수행해왔다.
그러나 급변하는 시대적 흐름 속에서 경로당은 이용률 감소와 세대 간 갈등이라는 이중고에 처해있다. 신노년층의 다양한 여가욕구와 기존 이용자들의 관성이 충돌하는 가운데, 경로당의 새로운 변신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경로당의 정의와 법적 근거
경로당은 노인복지법이 규정하는 노인여가복지시설의 한 형태로, 지역 어르신들의 자발적인 친목도모와 여가활동을 지원하는 공간이다. 취미생활 공유, 공동작업장 운영, 각종 정보교환 등이 이루어지는 복합문화공간의 성격을 띠고 있다.
시설 기준은 도시 지역 20명, 농어촌 지역 10명 이상의 이용정원을 수용할 수 있는 최소 20제곱미터 이상의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필수시설로는 화장실과 거실 또는 휴게실을 구비해야 하며, 이용 대상은 65세 이상 노인으로 한정된다.
현재 대한민국 전역에 산재한 7만여 개의 경로당에는 매년 6000억 원이 넘는 정부와 지자체의 예산이 투입되고 있다. 이는 증가하는 노인 1인 가구의 사회적 고립을 방지하고 세대 간 교류를 촉진하는 안전망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은 결과다.
경로당의 설치와 관리 주체는?
경로당은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시설이 아니다. 노인복지법에 따르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설치할 수 있고, 민간에서도 설치 기준을 충족하면 신고 후 운영할 수 있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예산 범위 내에서 다음과 같은 비용을 지원한다.
- 운영비 : 공공요금, 연료비, 소모품비 등 필수 경비
- 냉난방비 : 2024년 기준 개소당 연 269만원 지원
- 양곡비 : 경로당별 연간 12포(백미 20kg) 지원
- 부식비 : 지방자치단체별 추가 지원
대부분의 경로당은 대한노인회가 운영 주체가 되어 관리하며, 일부는 지자체나 개인이 운영한다. 운영 현황을 보면:
- 노인회 운영 : 82.5%
- 지자체 운영 : 12.3%
- 개인 운영 : 1.5%
- 기타 : 3.7%
운영보조금은 투명한 관리가 요구된다. 그러시겠지….
- 금전출납부 작성 관리 의무화
- 지출결의서 작성 및 영수증 첨부 필요
- 월례회의를 통한 회원 공개 필수
- 목적 외 사용 시 보조금 지원 중단 가능
찾아보다 보니 대한노인회라는 단체의 이름이 보이길래 좀 더 알아보니, 사단법인이고 역시나 나랏돈 관련된 이슈가 있구만… 비영리 단체인데 별도로 대한노인회 지원에 관한 법률에 의해서 관리되는 것 같다.
흠……
경로당 이용 현황과 문제점
경로당 운영 실태는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15년 전 46.9%에 달하던 이용률이 2023년에는 26.5%까지 급락했으며, 특히 연령대별 이용 격차가 두드러진다. 85세 이상 고령층의 이용률이 47%에 달하는 반면, 65-69세 젊은 노인층은 11.2%에 그치고 있다.
현재 당면한 문제
- 이용률의 지속적 하락세
- 신규 이용자 진입장벽
- 세대 간 갈등과 텃세 문제
- 시설 노후화와 안전 위험
- 프로그램 다양성 부족
- 운영 전문성 미흡
- 예산 활용의 비효율성
특히 도시와 농촌 간 이용률 격차도 현저하다. 도시 지역 18.7%, 농어촌 지역 48.6%의 극명한 차이는 지역별 맞춤형 운영 전략의 필요성을 시사한다.
경로당 이용 감소의 원인
이용률 감소는 복합적 요인에서 기인한다. 신노년층의 다양한 욕구와 기존 운영방식의 괴리, 세대 간 문화 차이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구분 | 도시 지역 | 농촌 지역 |
---|---|---|
대체시설 | 복지관, 문화센터 등 다수 | 제한적 |
접근성 | 대중교통 이용 용이 | 이동 수단 부족 |
프로그램 | 다양한 선택지 존재 | 제한적 운영 |
이용 성향 | 개인주의적 경향 | 공동체 중심 |
운영 방식 | 체계적 관리 지향 | 자율적 운영 |
경로당 활성화를 위한 변화 방향
정부와 지자체는 경로당의 기능 강화를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단순한 친목도모 공간에서 벗어나 종합적 노인복지센터로의 탈바꿈을 추진 중이다.
주요 혁신 방안으로는 주 5일 식사 제공 확대, 건강증진 프로그램 강화, 문화활동 다양화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스마트경로당 사업을 통해 2024년까지 1391개소에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영상회의 시스템과 행정·복지정보 안내 키오스크 설치는 디지털 시대에 부응하는 서비스 혁신의 일환이다. 또한 65세부터 90대 이상까지 폭넓은 연령대를 고려한 맞춤형 프로그램 개발과 지역사회 연계 활동 강화를 통해 경로당의 새로운 정체성을 모색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전통적 경로당의 가치를 보존하면서도 현대적 수요에 대응하는 균형 잡힌 접근을 지향한다. 세대 간 소통과 화합을 도모하고, 지역사회의 중심 거점으로서 경로당의 위상을 재정립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